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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짓는 건축가?/사회와 지역

글렌 머컷은 혼자 짓는다

by aclstoryji 2026. 7. 2.

프리츠커상을 받은 뒤에도 그는 사무소에 직원을 두지 않았다.

먼저 알아둘 세 가지
  • 그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뒤에도 직원 없이 혼자 일했다.
  • 농가의 헛간 자재였던 골함석이, 그의 손을 거쳐 정밀한 마감재가 됐다.
  •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뒤에도 그의 작업은 대부분 호주 시골에 머물렀다.
건축가 글렌 머컷Photo by No machine-readable author provided. ArquiWHAT assumed (based on copyright claims). / Public domain /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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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 지붕의 리듬

양철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다면 안다. 낮고 둔탁한 소리가 아니라, 골 하나하나에 물이 부딪히며 만드는 리듬이 있다. 글렌 머컷은 헛간이나 물탱크에나 쓰던 이 골함석을 집의 얼굴로 끌어올렸다.

호주 농가에서 흔한 재료가, 그의 손을 거치면 정밀한 부재가 됐다.

글렌 머컷의 대표작 심슨-리 하우스(마운트 윌슨) (Simpson-Lee House)Photo by LeKoutsoubier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혼자 짓는 건축가

머컷은 1936년 런던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호주 사람이었고, 어린 시절 한동안은 아버지를 따라 파푸아뉴기니에서 지냈다. 시드니로 돌아온 뒤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2002년 프리츠커상을 받았을 때도, 그는 직원을 거의 두지 않고 혼자 일하고 있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같은 단어로 부르기엔 결이 다른 두 가지 작음이다.
글렌 머컷의 대표작 베로라 워터스 인 (Berowra Waters Inn)Photo by Lawsjs at English Wikipedia / Public domain / Wikimedia Commons

가볍게 딛는 땅

그가 즐겨 인용하는 말이 있다. '이 땅을 가볍게 디뎌라.' 원주민의 격언에서 왔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출처는 그 자신도 여러 자리에서 조금씩 다르게 언급해 왔다.

1975년 켐프시의 마리 쇼트 하우스에서 그는 이 태도를 하나의 방법으로 정리했다. - 바닥을 땅에서 띄워 통풍과 배수를 확보한다 - 처마를 깊게 빼 여름 볕은 막고 겨울 볕은 들인다 - 창을 조절 가능한 루버로 감싸 바람의 양을 손으로 정한다 에어컨 없이 계절을 견디는 집이었다.

글렌 머컷의 대표작 보왈리 방문자 센터(카카두) (Bowali Visitor Centre)Photo by DaHuzyBru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작음을 선택한 사람

그는 해외 프로젝트를 거의 맡지 않았다. 대부분의 작업이 호주, 그중에서도 뉴사우스웨일스 시골에 몰려 있다. 세계적인 상을 받은 건축가치고는 이례적인 이력이다.

이 대목에서 나는 살짝 부럽고 살짝 불편하다. 그가 선택한 작음과, 내가 형편 때문에 갖게 된 작음은 다르다. 그는 크게 갈 수 있는데도 안 갔고, 나는 못 가는 쪽에 가깝다. 같은 단어로 부르기엔 결이 다른 두 가지 작음이다.

지붕 밑 이슬람 센터

2016년 완공된 멜버른 뉴포트의 호주 이슬람 센터는 그의 이력에서 낯선 지점이다. 그동안의 절제된 회색·흰색 팔레트 대신, 천장 곳곳에 원형 천창을 뚫고 그 테두리를 노랑·초록·주황 같은 원색으로 둘렀다. 사진으로 보면 기도실 바닥에 색색의 빛 웅덩이가 시간대별로 자리를 옮겨 다닌다. 엘레브리 플러스 아키텍처와 공동 설계했고, 이 건물은 그의 평소 어휘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여전히 손으로 그린다

그는 지금도 도면 상당수를 손으로 그린다고 알려져 있다. 컴퓨터 설계가 표준이 된 지 오래인 업계에서, 이 방식은 고집이라기보다 그가 일하는 속도 자체인 듯하다.

2002년 프리츠커상을 받은 이후로도, 그의 사무소에는 그 말고 정직원이 없다고 전해진다.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

글렌 머컷은 왜 지금도 혼자 일하나?

2002년 프리츠커상을 받은 뒤에도 그는 큰 사무소를 차리지 않았다. 대부분의 작업을 직접 설계하고 도면도 상당수 손으로 그린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땅을 가볍게 디뎌라'는 무슨 뜻인가?

그가 즐겨 인용하는 말로, 바닥을 띄우고 처마로 볕을 조절하는 등 땅과 기후에 최소한으로 개입하며 짓는 태도를 뜻한다.

참고문헌

  1. Philip Drew, Touch This Earth Lightly: Glenn Murcutt in His Own Words, Duffy & Snellgrove, 1999
  2. Françoise Fromonot, Glenn Murcutt: Buildings + Projects 1962-2003, Thames & Hudson, 2003
  3. 호주 이슬람 센터 공동설계 관련 기록(엘레브리 플러스 아키텍처)

글쓴이

실내건축과를 졸업했고, 현재 대한민국의 발전소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공간과 재료를 실무 현장의 눈으로 보며, 발전 설비·플랜트의 기능성과 구조·안전의 관점에서 건축을 읽는다. 또한 여행과 건축 답사를 좋아하지만, 경제적 여건 탓에 자주 떠나지는 못한다. 대신 사진과 도면, 기록을 오래 들여다보고, 직접 가 본 곳에서는 현장에서 느낀 공간 경험을 글에 녹이기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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