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짓는 건축가?2026. 7. 29.by aclstoryji

형태를 남기는 일보다 상황을 바꿀 가능성에 관심을 두었던 건축가 "세드릭 프라이스"

찬양 · 비판 · 의견 · 진실의 네 시선으로 다시 읽는 건축가 에세이

세드릭 프라이스, 건축하지 않는 편이 더 나을 때가 있는가

움직이고 바뀌며 끝내 사라질 수 있는 건축을 상상한 사람을 따라, 건물을 세우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을 살핀다.

세드릭 프라이스(Cedric Price, 1934–2003)는 영국을(를) 대표하는 개념 건축 건축가입니다. 이 글에서는 세드릭 프라이스의 생애와 대표작, 건축 철학을 찬양·비판·의견·진실의 네 시선으로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3초 요약
  • 세드릭 프라이스는 건물을 오래 남기는 일보다 필요에 따라 바꾸고 없앨 수 있는 자유를 중시했다.
  • 펀 팰리스와 포터리스 싱크벨트는 미실현작이지만 문화시설과 대학을 고정된 건물 밖에서 다시 생각하게 했다.
  • 그가 남긴 가장 불편한 질문은 설계를 시작하기 전에 정말 건축이 필요한지 물을 수 있는가이다.
Fun PalacePhoto by Stephen McKay / CC BY-SA 2.0 / Wikimedia Commons

건축 여정_건축가와 함께한 곳

세드릭 프라이스(Cedric Price, 1934–2003)는 영국의 개념 건축 건축가입니다. 움직이고 바뀌며 끝내 사라질 수 있는 건축을 상상한 사람을 따라, 건물을 세우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을 살핀다. 실내건축과 실습실에서 처음 경량 철골 칸막이를 해체했을 때,…
여행 계획 — 지도 번호와 같은 순서다

볼트를 풀 수 있다는 말이 왜 마음에 남았을까

실내건축과 실습실에서 처음 경량 철골 칸막이를 해체했을 때, 벽 안에서는 기대했던 낭만 대신 석고 가루와 찌그러진 스터드가 나왔다. 나사 머리는 퍼져 있었고, 실란트가 붙은 러너는 바닥에서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도면에는 ‘철거 가능’이라고 짧게 적을 수 있지만, 실제로 되돌리는 일에는 처음 만드는 것과 다른 기술이 필요했다.

세드릭 프라이스의 건축을 읽을 때마다 그날의 금속 마찰음이 떠오른다. 그는 건물이 오래 버티는 것만을 미덕으로 보지 않았고, 필요가 바뀌면 고치거나 옮기거나 없앨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도면은 건물을 완성하지 않고 사용자의 다음 동작을 비워 두었다.

세드릭 프라이스는 1934년 영국 스태퍼드셔의 스톤에서 태어났다. 케임브리지대학교 세인트존스 칼리지와 런던의 건축협회학교에서 공부한 뒤 1960년 자신의 사무소를 열었고, 2003년 런던에서 세상을 떠났다. 완공작은 많지 않았지만 펀 팰리스, 포터리스 싱크벨트, 제너레이터 같은 계획을 통해 건축이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기보다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는지 집요하게 물었다.

Inter-Action CentrePhoto by NASA, ESA, N. Smith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and The Hubble Heritage Team (STScI/AURA); credit for CTIO Image: N. Smith (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and NOAO/AURA/NSF / Public domain / Wikimedia Commons

극장의 막이 오르기 전에 건물부터 바뀐다면

펀 팰리스는 1961년부터 연출가 조앤 리틀우드와 함께 구상한 미실현 문화시설이다. 전통적인 극장처럼 무대와 객석을 고정하지 않고, 사람들이 춤추고 배우고 토론하며 직접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거대한 활동 장치를 계획했다. 방의 용도를 미리 못 박지 않았다.

철골 격자 안에는 이동식 바닥과 벽, 계단, 플랫폼이 들어가고 천장 크레인이 구성 요소를 옮기도록 계획되었다. 조명과 음향, 정보 시스템도 그날의 활동에 맞춰 달라지는 구상이었다. 사진과 도면을 보면 건물이라기보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의 무대 뒤편에 가깝다. 아무것도 완성되지 않았기에 여러 일이 시작될 수 있는 상태다.

나는 그 개방성이 부럽다가도 잠시 멈춘다. 가변 벽 하나를 옮기려 해도 레일의 허용하중, 전원과 통신 케이블의 여유 길이, 피난 통로의 유효 폭, 이동 후 고정 방법이 따라온다.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공간은 사실 모든 변경을 안전하게 관리할 사람이 필요한 공간이다. 자유는 장치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프라이스의 건축은 자유를 약속한 설계이면서, 그 자유를 관리할 책임까지 묻는 설계다.
Snowdon AviaryPhoto by heena_mistry / CC BY 2.0 / Wikimedia Commons

세드릭 프라이스는 대학을 왜 철길 위에 올렸을까

포터리스 싱크벨트는 1960년대 중반, 쇠퇴하던 북부 스태퍼드셔의 도자기 산업 지역을 광역 교육망으로 바꾸려 한 계획이었다. 프라이스는 하나의 기념비적인 대학 캠퍼스 대신 폐산업 부지와 기존 철도망을 활용해 강의실, 실험실, 주거시설이 지역 곳곳을 오가도록 구상했다. 대학은 주소가 아니라 움직이는 서비스가 된다. 

이 계획의 부품은 세 종류의 질문으로 묶인다. - 이미 있는 철도와 산업 기반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가. - 학생과 교사가 한 캠퍼스에 모이지 않고 지역을 순환할 수 있는가. - 교육 수요가 달라질 때 시설의 위치와 규모도 함께 바꿀 수 있는가.

공장이나 대형 설비 현장에서는 배관 한 줄을 새로 놓을 때도 기존 트레이와 점검 동선, 정비용 인양 공간을 먼저 확인한다. 포터리스 싱크벨트가 흥미로운 이유도 새 건물을 먼저 그리지 않고 이미 놓인 철도와 비어 가는 땅을 자원으로 읽었다는 데 있다. 다만 이동식 교육이 지역의 불평등을 자동으로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열차가 닿는다고 배움의 문턱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새장에는 벽이 없는데 경계는 어떻게 서는가

런던 동물원의 스노든 조류장은 프라이스의 생각이 실제 구조물로 남은 드문 사례다. 스노든 경과 세드릭 프라이스가 설계하고 구조기술자 프랭크 뉴비가 참여했으며, 1962년부터 1965년 사이 알루미늄·강재 구조와 콘크리트 기초로 세워졌다. 사진에서 보면 긴 사면체 골조 사이에 팽팽한 케이블망이 걸려 있고, 새장은 단단한 상자보다 공기 속에 그은 연필선처럼 보인다.

케이블 구조는 재료를 적게 쓰면서 넓은 부피를 감쌀 수 있지만, 가볍게 보이는 것과 관리가 가벼운 것은 다르다. 인장재의 장력, 접합부의 부식, 망의 손상, 콘크리트 정착부의 균열은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얇은 선 하나가 끊어지면 그 선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 장력의 분배가 달라진다.

그래도 이 구조에는 프라이스의 중요한 태도가 남아 있다. 건축은 대상을 벽으로 완전히 포획하지 않고도 필요한 경계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새에게는 비행할 부피를, 관람객에게는 올려다볼 경로를 주고, 구조는 그 사이에서 가능한 한 몸을 줄인다. 존재하면서도 덜 차지하는 법이다.

사용자가 떠난 뒤에도 건물은 남아야 하는가

런던 켄티시타운의 인터액션 센터는 프라이스가 가변성과 단계적 건설을 현실에 옮긴 대표적인 완공작이다. 인터액션 트러스트의 에드 버먼을 위해 계획된 이 공동체 시설은 기초와 철골 프레임, 트러스를 먼저 세워 야외 행사에 사용하고, 자금이 마련되면 다음 단계의 구성 요소를 채우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건설 중인 상태조차 사용 가능한 상태로 본 것이다. 

그곳에는 공장제 부재와 교체 가능한 요소가 사용되었고, 활동의 변화에 따라 시설을 더하거나 덜어내는 운영이 전제되었다. 그러나 가변성은 시간이 지나면 다른 얼굴을 갖는다. 규격 부품의 생산이 중단되고, 변경 기록이 사라지고, 임시 배선이 영구 설비처럼 굳어지면 처음의 자유가 다음 관리자의 부담이 된다.

인터액션 센터는 결국 2003년 철거되었다. 이를 프라이스의 수명 개념이 실현된 결말이라고만 부르면 실제 이용자들이 잃은 장소를 너무 쉽게 지운다. 좋은 건축은 사라질 때를 알아야 한다. 그러나 더 어려운 질문은 누가 그때를 결정하며, 사라진 뒤 공동체의 기억을 어디에 둘 것인가이다.

결론: 세드릭 프라이스가 완공보다 먼저 요구한 것

세드릭 프라이스는 형태를 남기는 일보다 상황을 바꿀 가능성에 관심을 두었다. 펀 팰리스는 문화시설을 참여형 장치로, 포터리스 싱크벨트는 대학을 이동하는 지역망으로, 인터액션 센터는 건설과 사용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는 임시적 골격으로 다시 생각하게 했다. 제너레이터에서는 컴퓨터를 이용해 사용자가 공간 구성을 바꾸는 가능성까지 탐색했다.

그의 생각을 오늘의 말로 옮기면 가변성, 사용자 참여, 순환 사용, 적응형 시스템이 된다. 그러나 이름이 현대적이라고 실행까지 쉬운 것은 아니다. 움직이는 부재에는 고정부가 필요하고, 해체 가능한 접합부에는 점검 기록이 필요하며, 선택 가능한 공간에는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운영 원칙도 필요하다. 프라이스의 건축은 자유를 약속한 설계이면서, 그 자유를 관리할 책임까지 묻는 설계다.

스톤에서 런던까지의 열차 시간을 찾아보다가 항공료가 표시된 창을 닫았다. 화면에는 철골 격자와 케이블 몇 줄만 남았다. 이상하게도 아쉽기보다 질문 하나가 또렷해졌다. 다음에 무언가를 새로 지으려 할 때, 나는 정말 건물이 필요한지부터 물을 수 있을까.

쉬어가는 퀴즈

세드릭 프라이스가 기존 철도망을 활용해 이동하는 대학을 구상한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 가. 펀 팰리스
  • 나. 포터리스 싱크벨트
  • 다. 스노든 조류장
정답 확인

정답: 나. 포터리스 싱크벨트는 스태퍼드셔의 철도와 폐산업 부지를 교육망으로 전환한 계획이다.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

세드릭 프라이스는 왜 개념 건축가로 불리는가?

세드릭 프라이스는 완공된 형태보다 건축이 사용자의 행동과 사회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중시했다. 펀 팰리스와 포터리스 싱크벨트처럼 실현되지 않은 계획도 도면, 운영 체계와 기술적 아이디어를 통해 이후 건축에 큰 영향을 주었다.

세드릭 프라이스의 펀 팰리스는 실제로 지어졌는가?

펀 팰리스는 실제로 완공되지 않은 계획이다. 1961년부터 연출가 조앤 리틀우드와 함께 발전시켰으며, 이동식 공간 요소와 참여형 프로그램을 결합한 문화시설로 구상되었다.

포터리스 싱크벨트는 어떤 대학 계획이었는가?

포터리스 싱크벨트는 영국 스태퍼드셔의 폐산업 부지와 철도망을 활용해 교육시설을 지역 전체에 분산하려 한 계획이다. 고정된 캠퍼스 대신 이동식 강의실과 실험실, 여러 주거 유형을 연결하는 광역 교육 체계를 제안했다.

세드릭 프라이스가 설계한 실제 건축물에는 무엇이 있는가?

대표적인 실현작으로 런던 동물원의 스노든 조류장과 켄티시타운의 인터액션 센터가 있다. 두 건물 모두 가벼운 구조, 최소한의 경계와 변화 가능한 사용 방식을 보여 주지만 인터액션 센터는 2003년 철거되었다.

세드릭 프라이스의 건축이 현대 건축에 남긴 영향은 무엇인가?

사용자가 공간을 바꾸는 가변 건축, 프로그램이 고정되지 않은 문화시설, 기존 기반시설을 재활용하는 도시 전략에 영향을 남겼다. 특히 펀 팰리스의 아이디어는 하이테크 건축과 참여형 문화공간을 논의할 때 자주 언급된다.

참고문헌

  1. Samantha Hardingham, Cedric Price Works 1952–2003: A Forward-Minded Retrospective, Architectural Association and Canadian Centre for Architecture, 2016
  2. Cedric Price, Cedric Price: Works II, Architectural Association, 1984
  3. Samantha Hardingham and Kester Rattenbury, Cedric Price: Potteries Thinkbelt, Routledge, 2007
  4. Stanley Mathews, From Agit-Prop to Free Space: The Architecture of Cedric Price, Black Dog Publishing, 2007
  5. Canadian Centre for Architecture, Cedric Price fonds, 1903–2006
  6. Historic England, Snowdon Aviary London Zoo, List Entry Number 1323695
  7. Tanja Herdt, From Cybernetics to an Architecture of Ecology: Cedric Price's Inter-Action Centre, Footprint, 2021

#세드릭프라이스 #CedricPrice #영국 #개념건축 #펀팰리스계획지역 #포터리스싱크벨트계획지역 #인터액션센터옛터 #건축 #건축가 #건축에세이 #건축이야기 #건축여행 #건축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