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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짓는 건축가?/현대건축

안도 다다오, 콘크리트 벽의 구멍까지 격자로 맞추다

by aclstoryji 2026. 6. 22.

안도 다다오의 콘크리트 벽에 찍힌 폼타이 자국은 우연한 흔적이 아니라 격자로 맞춘 설계다.

먼저 알아둘 세 가지
  • 안도 다다오는 건축학교를 다닌 적이 없다.
  • 그의 콘크리트 벽에 찍힌 구멍 자국은 우연이 아니다.
  • 그는 장기 다섯 개를 잃고도 지금까지 설계를 계속하고 있다.
건축가 안도 다다오Photo by Christopher Schriner from Köln, Deutschland / CC BY-SA 2.0 / Wikimedia Commons
안도 다다오의 고향과 대표작 위치를 표시한 항해지도
건축 여정 — 고향과 대표작이 자리한 곳
여행 계획 — 지도 번호와 같은 순서다

못 구멍 하나까지 격자로 맞춘 이유

안도 다다오의 콘크리트 벽을 사진으로 보면, 표면에 작은 원형 자국이 일정한 간격으로 찍혀 있다. 거푸집을 고정하던 폼타이 구멍을 메운 자국이다. 대부분의 현장에서는 이 구멍을 감추거나 아무렇게나 남긴다. 안도의 현장은 이 구멍의 위치까지 격자로 맞춘다.

나는 발전 설비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을 많이 봤다. 기포 하나 없이, 얼룩 하나 없이 매끈하게 나오는 면은 흔치 않다. 그런 면을 만들려면 거푸집 정밀도, 배합, 다짐 속도, 심지어 타설하는 날의 기온까지 다 맞아야 한다.

안도 다다오는 이 정밀함을 구조가 아니라 마감으로 썼다. 벽 자체가 이미 완성된 표면이라, 타일도 페인트도 필요 없다.

안도 다다오의 대표작 빛의 교회 (Church of the Light)Photo by taken by Bergmann / CC BY-SA 3.0 / Wikimedia Commons

복서였던 사람이 건축을 독학했다

안도 다다오는 1941년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쌍둥이였는데, 외할머니 손에서 자랐다고 알려져 있다. 정규 건축 교육은 받지 않았다.

10대 후반, 그는 프로 복서 라이선스를 땄다. 이후 권투로 번 돈으로 여행을 다니며 독학으로 건축을 익혔다. 20대 중반에는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를 거치며 르 코르뷔지에가 지은 건물들을 직접 보고 다녔다고 한다.

학교 대신 현장과 책, 그리고 실제로 걸어본 건물들이 그의 스승이었던 셈이다.

구조와 상징이 같은 부재 안에 있다.
안도 다다오의 대표작 지추미술관 (Chichu Art Museum)Photo by 663highland / CC BY 2.5 / Wikimedia Commons

안도 다다오, 벽을 뚫어 십자가를 그리다

1989년 완공한 빛의 교회는 오사카 인근 이바라키에 있다. 콘크리트 상자 같은 예배당 정면 벽에, 십자가 모양으로 틈을 냈다. 그 틈으로 들어오는 빛이 벽에 십자가를 그린다.

십자가 모양이라는 형상보다, 나는 그 벽이 구조체라는 점이 더 인상적이다. 장식으로 붙인 십자가가 아니라, 하중을 받는 벽 자체를 뚫어 만든 십자가다. 구조와 상징이 같은 부재 안에 있다.

안도 다다오의 대표작 혼푸쿠지 미즈미도 (Water Temple)Photo by Basile Morin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미술관 하나를 통째로 땅에 묻었다

나오시마섬의 지추미술관은 건물 대부분이 땅속에 있다. 안도 다다오는 섬의 풍경을 가리지 않으려고 이런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사진으로 보면, 밖에서는 미술관이 있는지조차 알아채기 어렵다.

지하 공간인데도 자연광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채광을 해결했다. 여러 개의 안뜰과 슬릿을 통해 빛이 전시실까지 내려온다. 인공조명 없이 모네의 그림을 보도록 설계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안도 다다오의 대표작 포트워스 현대미술관 (Modern Art Museum of Fort Worth)Photo by Photo: Andreas Praefcke / Public domain / Wikimedia Commons

노출 콘크리트의 대가로 남을 결점

노출 콘크리트는 마감이 곧 구조라서, 나중에 수정하기가 어렵다. 균열이나 얼룩이 생기면 타일처럼 갈아 끼울 수 없다. 표면 자체가 원본이기 때문이다.

이런 까다로움 때문에, 안도 다다오의 스타일을 흉내 낸 상업 건물이 세계 곳곳에 늘었다. 정작 그 정밀도를 못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는 비판도 있다. 원작의 긴장감 없이 회색 상자만 남는 셈이다.

장기를 다섯 개 잃고도 그는 여전히 그린다

1995년, 안도 다다오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받았다. 정규 교육을 받지 않은 건축가가 이 상을 받은 몇 안 되는 사례였다.

그는 여러 차례 암 수술을 받았다. 본인이 인터뷰에서 밝힌 바로는, 그 과정에서 장기 다섯 개를 잃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지금도 설계를 계속하고 있다.

여든이 넘은 지금도 그는 매일 사무실에 나간다고 알려져 있다. 장기 다섯 개가 없는 몸으로, 그는 오늘도 도면 위에 격자를 긋고 있을 것이다.

쉬어가는 퀴즈

안도 다다오가 젊은 시절 가졌던 직업은?

  • 가. 목수
  • 나. 프로 복서
  • 다. 사진사
정답 확인

정답: 나. 그는 프로 복서 라이선스를 땄고, 그 돈으로 여행하며 건축을 독학했다.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

안도 다다오는 건축을 어디서 배웠나?

정규 건축 교육을 받지 않았다. 젊은 시절 프로 복서로 활동하며 번 돈으로 여행하면서, 실제 건물을 보고 독학으로 건축을 익혔다.

빛의 교회는 어디에 있나?

오사카 인근 이바라키에 있다. 콘크리트 벽에 십자가 모양으로 낸 틈으로 빛이 들어와 벽에 십자가를 그린다.

안도 다다오의 콘크리트는 왜 특별한가?

폼타이 구멍 위치까지 격자로 정확히 맞추는 정밀한 마감 때문이다. 타일이나 페인트 없이 콘크리트 표면 자체가 완성된 마감이 된다.

지추미술관은 왜 땅속에 있나?

나오시마섬의 풍경을 가리지 않기 위해서다. 안도 다다오는 건물 대부분을 지하에 배치하고 안뜰과 슬릿으로 자연광을 끌어들였다.

참고문헌

  1. The Pritzker Architecture Prize 1995 Citation: Tadao Ando, The Hyatt Foundation, 1995
  2. Tadao Ando, Tadao Ando: Complete Works 1975-2010, Taschen/Phaidon
  3. Fukutake Foundation(福武財団), 지추미술관 시설 소개 페이지
  4. Modern Art Museum of Fort Worth, "Building" 섹션(안도 다다오 설계 관련 안내)

글쓴이

실내건축과를 졸업했고, 현재 대한민국의 발전소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공간과 재료를 실무 현장의 눈으로 보며, 발전 설비·플랜트의 기능성과 구조·안전의 관점에서 건축을 읽는다. 또한 여행과 건축 답사를 좋아하지만, 경제적 여건 탓에 자주 떠나지는 못한다. 대신 사진과 도면, 기록을 오래 들여다보고, 직접 가 본 곳에서는 현장에서 느낀 공간 경험을 글에 녹이기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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