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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짓는 건축가?/현대건축

렘 콜하스, 서울에 짓고 몇 달 만에 없앤 건물

by aclstoryji 2026. 6. 24.

렘 콜하스가 설계한 '프라다 트랜스포머'는 서울 경희궁 앞에 잠깐 서 있다가 철거됐다.

먼저 알아둘 세 가지
  • 렘 콜하스가 지은 건물 하나는 몇 달밖에 서 있지 않았다.
  • 그는 건축가가 되기 전에 신문 기자였다.
  • 베이징의 그의 대표작 근처에서 큰불이 난 적이 있다.
건축가 렘 콜하스Photo by Roberto Santorini / CC BY-SA 2.0 / Wikimedia Commons
렘 콜하스의 고향과 대표작 위치를 표시한 항해지도
건축 여정 — 고향과 대표작이 자리한 곳
여행 계획 — 지도 번호와 같은 순서다

이 건물은 몇 달만 서울에 있었다

2008년 겨울, 서울 경희궁 앞에 낯선 구조물 하나가 들어섰다. 십자형, 원통, 직사각형, 육각형, 이렇게 네 가지 도형을 이어 붙인 덩어리였다. 크레인이 이 구조물을 통째로 들어 옆으로 굴리면, 매번 다른 면이 바닥에 닿았다. 그때마다 건물 안 공간의 모양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름은 '프라다 트랜스포머'. 렘 콜하스가 설계했다. 2009년 봄부터 몇 달 동안 서 있다가 철거됐다.

사진으로 보면, 이 건물이 실제로 서울 한복판에 있었다는 게 아직도 낯설다. 렘 콜하스의 건물 중 가장 이상한 축에 속하는 게, 하필 내가 사는 나라에 잠깐 다녀갔다는 사실이.

렘 콜하스의 대표작 시애틀 중앙도서관 (Seattle Central Library)Photo by DVD R W. / CC BY-SA 3.0 / Wikimedia Commons

건축가가 되기 전, 그는 기자였고 시나리오 작가였다

렘 콜하스는 1944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몇 년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보냈다. 아버지의 일 때문이었다.

성인이 된 뒤 그는 곧바로 건축을 시작하지 않았다. 하흐서 포스트라는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했고, 영화 시나리오도 몇 편 썼다. 건축학교에 들어간 건 그 이후다.

이 이력 때문인지, 그의 글은 건축가치고 유난히 잘 읽힌다. 도면보다 문장으로 먼저 유명해진 건축가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도면보다 문장으로 먼저 유명해진 건축가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렘 콜하스의 대표작 베이징 CCTV 본사 (CCTV Headquarters)Photo by BriYYZ from Toronto, Canada / CC BY-SA 2.0 / Wikimedia Commons

렘 콜하스, 뉴욕을 분석한 책으로 먼저 이름을 알리다

1978년, 콜하스는 '정신착란병의 뉴욕'이라는 책을 냈다. 맨해튼의 마천루와 코니아일랜드 같은 곳을 계획 없이 밀도만으로 만들어진 도시로 읽어냈다. 건축 이론서라기보다 도시에 대한 애정 어린 진단서에 가까웠다.

1975년, 그는 엘리아 젠겔리스, 조 젠겔리스, 그리고 아내 마델론 프리센도르프와 함께 OMA(메트로폴리탄건축사무소)를 세웠다. 이후 로테르담을 근거지로 삼았다.

렘 콜하스의 대표작 쿤스트할 (Kunsthal)Photo by Wikifrits / Public domain / Wikimedia Commons

시애틀 도서관, 책장을 나선으로 이었다

사진으로 보면, 2004년 완공한 시애틀 중앙도서관은 유리와 철골로 짠 마름모 격자 외피가 특징이다. 콜하스는 서가를 층마다 따로 두지 않고, 나선형 경사로로 이어 하나의 연속된 책장으로 만들었다.

발전 설비에서 배관을 층간에 연속으로 이을 때도 비슷한 문제를 만난다. 각 층을 따로 설계하면 이음매마다 손실이 생긴다. 콜하스는 도서관의 책 분류 체계를 아예 끊기지 않는 하나의 흐름으로 다시 짰다. 접근법 자체가 배관 설계와 닮아 있다.

렘 콜하스의 대표작 네덜란드 댄스시어터 (Netherlands Dance Theater)Photo by Rob Bogaerts / Anefo / CC0 / Wikimedia Commons

베이징 CCTV 사옥과, 옆 건물의 화재

2012년 완공한 베이징 CCTV 본사는 기울어진 두 개의 탑이 위아래에서 만나 고리를 이루는 형태다. 베이징 시민들 사이에서는 '큰 반바지'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2009년, 이 단지 안의 다른 건물(TVCC,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로 쓰일 예정이던 건물)에서 큰 불이 났다. CCTV 측이 승인 없이 쏘아 올린 폭죽이 원인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 화재는 CCTV 본사 탑 자체가 아니라 옆 건물에서 난 것인데도, 이 사건은 콜하스의 이 프로젝트 전체를 따라다니는 이야기가 됐다.

건물 없는 일도 그의 사무소가 한다

2000년, 렘 콜하스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받았다. 1998년에는 AMO라는 조직을 따로 만들었다. 건물을 짓지 않고 리서치와 브랜딩, 전시 기획 같은 일을 하는 곳이다. 프라다와 함께한 여러 프로젝트도 여기서 나왔다.

여든이 넘은 지금도 그는 활동 중이다. 서울 경희궁 앞에 잠깐 서 있다 사라진 그 도형 덩어리처럼, 그의 작업 중 상당수는 원래 오래 남을 생각이 없었던 것들이다.

쉬어가는 퀴즈

프라다 트랜스포머가 있었던 도시는?

  • 가. 도쿄
  • 나. 서울
  • 다. 상하이
정답 확인

정답: 나. 2009년 서울 경희궁 앞에 세워졌다가 몇 달 뒤 철거됐다.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

렘 콜하스는 어느 나라 사람인가?

네덜란드 건축가다. 1944년 로테르담에서 태어났고, 어린 시절 몇 년을 인도네시아에서 보냈다.

렘 콜하스는 원래 건축가였나?

아니다. 신문 기자로 일했고 영화 시나리오도 몇 편 썼다. 그 뒤에 건축학교에 들어갔다.

프라다 트랜스포머는 무엇인가?

2009년 서울 경희궁 앞에 세운 임시 건축물이다. 십자형, 원통, 직사각형, 육각형 네 가지 형태로 회전시킬 수 있었고, 몇 달 뒤 철거됐다.

베이징 CCTV 본사와 화재 사고는 무슨 관련이 있나?

2009년 같은 단지 안의 다른 건물(TVCC)에서 큰 불이 났다. 승인 없이 쏘아 올린 폭죽이 원인이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CCTV 본사 탑 자체가 아니라 옆 건물에서 난 화재였다.

 

참고문헌

  1. The Pritzker Architecture Prize 2000 Citation: Rem Koolhaas, The Hyatt Foundation, 2000
  2. Rem Koolhaas, Delirious New York: A Retroactive Manifesto for Manhattan, Oxford University Press, 1978
  3. Rem Koolhaas, Bruce Mau, S,M,L,XL, Monacelli Press, 1995
  4. OMA, 프라다 트랜스포머(서울,2009) 프로젝트 페이지

글쓴이

실내건축과를 졸업했고, 현재 대한민국의 발전소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공간과 재료를 실무 현장의 눈으로 보며, 발전 설비·플랜트의 기능성과 구조·안전의 관점에서 건축을 읽는다. 또한 여행과 건축 답사를 좋아하지만, 경제적 여건 탓에 자주 떠나지는 못한다. 대신 사진과 도면, 기록을 오래 들여다보고, 직접 가 본 곳에서는 현장에서 느낀 공간 경험을 글에 녹이기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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