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자와 류에: 중력을 거스르는 투명성의 건축
SANAA와 단독 작업을 넘나들며 물질의 부재를 설계하는 일본 건축가 니시자와 류에의 공간 철학을 추적한다.
니시자와 류에(Ryue Nishizawa, 1966–)는 일본을(를) 대표하는 SANAA 건축가입니다. 이 글에서는 니시자와 류에의 생애와 대표작, 건축 철학을 찬양·비판·의견·진실의 네 시선으로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설계도면 바깥의 건축가
니시자와 류에(西澤立衛)는 1966년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났다. 무사시노 미술대학에서 건축을 공부한 뒤 도쿄의 이토 도요 건축사무소에서 실무를 시작했고, 1995년 세지마 가즈요와 함께 SANAA(Sejima and Nishizawa and Associates)를 설립했다. 그의 이름이 세계에 알려진 것은 두 사람이 2010년 프리츠커상을 공동 수상하면서부터지만, 그 이전에도 그는 꾸준히 독자적인 작업을 병행해왔다.
SANAA라는 이름 뒤에 가려지기 쉽지만, 니시자와는 단독 사무소를 통해서도 뚜렷한 개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단독 작업들은 SANAA의 집단적 미학과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지고 있으며, 때로는 더 실험적이고 더 급진적이다. 도미시마 주택(2005), 모리야마 주택(2005)으로 대표되는 주거 작업들은 일본 내에서도 특별한 위상을 차지한다.
Photo by Hpschaefer www.reserv-art.de / CC BY-SA 3.0 / Wikimedia Commons투명성이라는 물리적 실천
니시자와 류에 건축의 가장 두드러진 특질은 투명성이다. 그러나 이 투명성은 단순히 유리를 많이 쓴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공간의 경계를 최소화하고 내부와 외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시각적·물리적 장벽을 희석시키려는 일종의 철학적 선언이다. 그의 건물에 들어서면 벽이 거의 없는 느낌, 혹은 벽이 있더라도 그것이 공간을 '닫는' 것이 아니라 '흐르게' 한다는 인상을 받는다.
발전소나 플랜트 시설에서 일하다 보면, 구조물이 기능과 안전을 위해 얼마나 단단하게 닫혀야 하는지를 몸으로 안다. 고압 설비와 중량 기계가 들어찬 공간은 개방성보다 격리를 전제로 설계된다. 그런 시각에서 니시자와의 건축을 보면, 그의 투명성이 얼마나 치밀한 구조 계산 위에 서 있는지가 더욱 선명하게 느껴진다.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기둥과 슬래브가 실제로는 정교한 하중 분산 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Photo by Kiko 2709 / Adam C Nelson / CC BY-SA 3.0 / Wikimedia CommonsSANAA: 세지마 가즈요와의 협업이 만든 세계
SANAA의 작업은 두 건축가의 합이라기보다는 둘 사이의 긴장에서 태어난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세지마 가즈요가 개념의 순수성을 밀어붙이는 편이라면, 니시자와는 그것을 물질적으로 실현 가능하게 만드는 역할을 맡는다는 해석이 있다. 물론 이런 역할 분담이 항상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두 사람의 작업이 서로를 견제하고 보완하면서 SANAA 특유의 절제된 언어를 만들어낸다는 점은 분명하다.
2002년 완공된 스위스 브레겐츠 미술관에서 이미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나, SANAA가 건축계의 전면에 선 것은 미국 오하이오의 톨레도 미술관 유리관(Glass Pavilion, 2006)과 뉴욕 현대미술관 증축(2004)을 통해서였다. 이어 개관한 프랑스 루브르 랑스(Louvre-Lens, 2012)는 SANAA의 투명성 언어가 문화 시설이라는 프로그램 안에서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자주 인용된다.
모리야마 주택: 도시 속 분산된 삶
2005년 완공된 모리야마 주택(Moriyama House)은 니시자와 류에의 단독 작업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건물이다. 도쿄 오타구의 주택 밀집 지역 안에 크고 작은 열 개의 박스 형태 볼륨이 분산 배치되어 있으며, 이 볼륨들이 각각 독립된 방 혹은 소규모 주거로 기능한다. 건물주인 모리야마 야스로가 일부 볼륨에 거주하고 나머지는 임대로 활용하는 구조다.
모리야마 주택은 단순한 주거 실험이 아니다. 그것은 도시의 집합성에 대한 질문이다. 개별 볼륨들은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지만, 그 사이 공간이 일종의 공동 마당이나 골목처럼 기능하면서 입주자들이 자연스럽게 시선을 교환하고 생활 리듬을 공유하게 된다. 벽으로 분리하는 대신 거리로 연결하는 이 역설은 니시자와 특유의 사고 방식을 잘 보여준다.
비판적 시선: 아름다움의 이면
니시자와 류에의 건축이 모든 면에서 호평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극도로 얇고 투명한 외피를 유지하기 위해 실내 환경 조절이 어렵다는 지적은 그의 작업에 반복적으로 제기된다. 유리로 둘러싸인 공간은 여름에 온실이 되고 겨울에 냉기를 그대로 통과시킨다. 에너지 효율 면에서 현대적 기준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또한 그의 건축이 내구성보다 시각적 순수성을 우선한다는 비판도 있다. 초기에 아름답게 보였던 얇은 구조체가 몇 년의 사용과 기후 노출 이후 어떻게 유지·관리되는지에 대한 물음은 여전히 남아 있다. 건축은 사진 속 순간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사람이 쓰는 물건이라는 점에서, 이 문제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니시자와 류에가 남기는 것
니시자와 류에는 중력을 없애려 하지 않는다. 그는 중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면서 공간을 구성하는 방식을 찾는다. 그것이 그의 건축을 가볍고 비물질적으로 보이게 하지만, 실제로는 고도의 기술적 정밀함과 재료 이해 위에 세워진 결과물이다. 이 역설 안에 그의 작업이 가진 힘이 있다.
건축이 반드시 무겁고 단단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균열을 낸 건축가들은 여럿 있지만, 니시자와 류에는 그 균열을 가장 조용하고 끈질기게 넓혀온 인물 중 하나다. 세간의 주목과 무관하게 도쿄의 골목 안에서, 혹은 유럽의 미술관 안에서, 그는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경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가. 그 질문이 계속되는 한 그의 건축은 현재진행형이다.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
니시자와 류에는 어떤 건축가인가?
니시자와 류에는 1966년생 일본 건축가로, 세지마 가즈요와 함께 SANAA를 설립했다. 2010년 두 사람은 프리츠커상을 공동 수상했으며, 투명성과 경량성을 핵심으로 하는 현대 건축 언어를 발전시켜온 인물이다.
SANAA와 니시자와 개인 작업의 차이는 무엇인가?
SANAA는 세지마 가즈요와의 공동 작업으로, 루브르 랑스나 롤렉스 러닝센터 같은 대규모 기관 프로젝트가 많다. 니시자와의 단독 작업은 모리야마 주택처럼 더 소규모이고 실험적인 성격을 띠며, 개인 주거와 도시 조직에 대한 탐구가 두드러진다.
모리야마 주택은 왜 유명한가?
모리야마 주택은 단일 건물 대신 열 개의 독립 볼륨을 분산 배치해 거주자가 공간을 선택적으로 구성하고 확장할 수 있게 설계됐다. 도시 주거의 개념을 해체하고 재조합한 사례로 건축계에서 자주 인용되며, 2010년 이후 많은 연구와 출판물의 분석 대상이 됐다.
롤렉스 러닝센터는 어디에 있으며 언제 완공됐나?
롤렉스 러닝센터(Rolex Learning Center)는 스위스 로잔에 위치한 스위스 연방공과대학교(EPFL) 캠퍼스 안에 있으며 2010년에 완공됐다. 바닥판 전체가 완만하게 굽어 있는 단층 구조로, 내부에 언덕과 계곡 같은 지형을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니시자와 류에 건축의 단점이나 한계는 무엇인가?
투명한 유리 외피 중심의 설계는 에너지 효율 면에서 불리하며, 실내 온도 조절이 어렵다는 비판이 있다. 또한 시각적 순수성을 위해 유지·관리 편의성이나 장기 내구성을 일부 희생한다는 지적도 건축 전문가들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참고문헌
- Ryue Nishizawa, El Croquis 155, El Croquis Editorial, 2011
- SANAA, Sejima + Nishizawa, El Croquis 99 & 121, El Croquis Editorial, 2000 & 2004
- Nicolai Ouroussoff, 'The Light Touch of a Japanese Duo,' New York Times, 2010
- Pritzker Architecture Prize Jury Citation for SANAA, Hyatt Foundation, 2010
- Yehuda Safran (ed.), Moriyama House, Lars Müller Publishers,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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