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짓는 건축가?2026. 7. 25.by aclstoryji

평범한 프로그램을 지우지 않고, 다른 기능과 결합해 새로운 사용 장면을 만든 건축가 "비야케 잉겔스"

찬양 · 비판 · 의견 · 진실의 네 시선으로 다시 읽는 건축가 에세이

비야케 잉겔스, 기능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건축

주거와 주차장, 중정과 마천루, 폐기물 처리시설과 스키장을 한 건물 안에 겹쳐 놓은 BIG의 설계를 현실의 사용감으로 읽는다.

비야케 잉겔스(Bjarke Ingels, 1974–)는 덴마크을(를) 대표하는 BIG 건축가입니다. 이 글에서는 비야케 잉겔스의 생애와 대표작, 건축 철학을 찬양·비판·의견·진실의 네 시선으로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8 HousePhoto by Arild Vågen / CC BY-SA 3.0 / Wikimedia Commons

건축 여정_건축가와 함께한 곳

비야케 잉겔스(Bjarke Ingels, 1974–)는 덴마크의 BIG 건축가입니다. 주거와 주차장, 중정과 마천루, 폐기물 처리시설과 스키장을 한 건물 안에 겹쳐 놓은 BIG의 설계를 현실의 사용감으로 읽는다. 발전소 지붕을 걸을 때는 발밑부터 확인한다. 방수층이 갈라지지…
여행 계획 — 구글 지도로 열기

경사로가 지붕이 될 때

발전소 지붕을 걸을 때는 발밑부터 확인한다. 방수층이 갈라지지 않았는지, 케이블 트레이의 덮개가 들리지 않았는지, 배수구 주변에 낙엽이 쌓이지 않았는지 본다. 지붕은 멀리서 보면 단순한 평면이지만, 현장에서는 설비와 점검 동선이 겹쳐 있는 얇고 예민한 작업장이다.

그런데 사진 속 코펜하겐의 CopenHill을 보면 지붕이 평면으로 끝나지 않는다.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의 지붕이 비탈면이 되고, 그 위로 사람들이 스키를 타고 올라간다. 처음에는 장난처럼 보인다. 하지만 비야케 잉겔스의 건축은 늘 이런 순간에서 시작된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기능을 한데 놓고, 그 사이에서 새로운 사용법을 찾아낸다.

The MountainPhoto by NASA / Public domain / Wikimedia Commons

비야케 잉겔스, 문제를 섞는 법

비야케 잉겔스는 1974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태어났다. 덴마크 왕립미술아카데미에서 건축을 공부했고, 바르셀로나의 건축학교에서도 수학했다. 2001년에는 줄리언 데 스메트와 PLOT를 공동 설립했고, PLOT가 해체된 뒤 2005년 Bjarke Ingels Group, 곧 BIG를 세웠다. BIG의 공식 소개는 그를 허구를 현실로 옮기며 실용적 해법과 유토피아적 가능성을 결합하는 건축가로 설명한다. [BIG 공식 프로필](https://big.dk/people)

그의 설계는 하나의 순수한 사조로 분류하기 어렵다. 근대주의의 기능적 사고, 도시 밀도에 대한 관심, 생태 건축의 문제의식, 대중문화처럼 읽히는 이미지가 한꺼번에 들어온다. 그는 “Yes Is More”라는 제목의 건축 만화를 통해 복잡한 설계 과정을 대중적인 언어로 풀었고, 지속가능성이 반드시 절제와 불편을 뜻할 필요는 없다는 ‘hedonistic sustainability’를 이야기했다. TED에도 그의 ‘Hedonistic sustainability’ 강연이 2012년 공개되어 있다. [TED 강연 목록](https://www.ted.com/speakers/bjarke_ingels)

나는 이 태도가 부럽기도 하고 조금 불안하기도 하다. 발전소 현장에서는 하나의 기능을 추가할 때마다 배관, 전기, 안전, 유지관리의 목록이 길어진다. 잉겔스는 그 목록을 줄이기보다 서로 합쳐 새로운 장면을 만든다. 문제는 그 장면이 아름다운 만큼, 고장 났을 때 해결해야 할 문제도 함께 커진다는 데 있다.

VIA 57 WestPhoto by Razvan Dinu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8 House, 건물 안에 길을 넣다

코펜하겐 외레스타드에 지어진 8 House는 2010년 완공된 주거 중심의 복합건물이다. BIG 공식 자료에 따르면 규모는 약 6만 2천 제곱미터이고, 건물은 숫자 8처럼 두 개의 중정을 감싸며 이어진다. 상업시설은 거리와 가까운 아래쪽에 놓이고, 주거는 위쪽으로 올라가 햇빛과 조망을 얻는다. [8 House 공식 프로젝트](https://big.dk/projects/8-house-2021)

사진으로 보면 이 건물의 가장 큰 특징은 형태가 아니라 길이다. 경사로가 건물의 외곽을 따라 올라가고, 사람과 자전거가 주거의 여러 높이를 연결한다. 마치 아파트에 골목 하나를 접어 넣은 것 같다. 이 비유는 이번 글에서 가장 오래 남았다. 건물을 하나의 덩어리로 세우는 대신, 도시의 길을 건물 속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그러나 실제 생활은 이미지보다 복잡하다. 경사로는 이동을 쉽게 만들 수 있지만, 비가 오거나 눈이 쌓이면 미끄럼과 배수 문제가 생긴다. 자전거와 유모차, 보행자가 같은 동선을 공유할 때 속도 차이도 커진다. 중정과 외부 복도는 이웃을 만나게 하지만, 현관 앞의 시선과 소음까지 함께 데려온다. 좋은 공간은 사람을 연결하지만, 연결의 정도를 조절할 장치도 필요하다.

CopenHillPhoto by Manfred Werner (Tsui)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The Mountain, 주차장을 산으로 바꾸다

The Mountain은 2008년 코펜하겐에 완공된 주거 프로젝트다. BIG는 전통적인 아파트 동과 별도의 주차장을 나란히 세우는 대신, 주차 구조물을 하나의 경사진 기반으로 만들고 그 위에 주거를 얹었다. 주차장의 경사면을 따라 집들이 계단식으로 올라가며, 각 주거에는 테라스와 조망이 주어진다. 공식 자료는 이 건물을 BIG가 말하는 ‘Architectural Alchemy’, 즉 익숙한 재료를 예상 밖으로 섞어 부가가치를 만드는 사례로 소개한다. [The Mountain 공식 프로젝트](https://big.dk/projects/the-mountain-1430)

이 방식은 단순히 주차장을 숨긴 것이 아니다. 자동차를 수용해야 한다는 현실적 조건을 주거의 풍경으로 바꾼 것이다. 보통 주차장은 건물의 뒤편으로 밀려나거나 지하로 사라진다. The Mountain에서는 주차장이 집을 받치는 지형이 된다. 주차장의 어두운 내부와 주거의 밝은 테라스가 한 단면 안에서 포개진다.

다만 이 조합은 구조와 방재의 측면에서 만만하지 않다. 자동차 하중을 받는 구조체 위에 주거와 외부 테라스가 올라가고, 주차 공간의 배기가스와 주거의 환기 영역을 분리해야 한다. 테라스의 방수와 난간, 경사면의 배수, 겨울철 결빙도 오랜 시간 관리해야 할 항목이다. 잉겔스는 프로그램을 섞는 데 능하지만, 섞인 프로그램은 운영 단계에서 다시 나누어 관리해야 한다.

VIA 57 West와 CopenHill, 인프라가 즐거움이 될 때

뉴욕의 VIA 57 West는 2016년 완공된 주거건물이다. 맨해튼의 고층 밀도와 유럽식 중정을 한 건물에 겹친 형태라서 BIG는 이를 ‘Courtscraper’라고 부른다. 건물의 북동쪽 모서리는 약 470피트까지 올라가고, 기울어진 외곽선은 중정을 감싸면서도 주변의 조망을 남긴다. 특히 부지가 발전소, 위생차량 차고지, 웨스트사이드 하이웨이에 둘러싸여 있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VIA 57 West 공식 프로젝트](https://big.dk/projects/via-57-west-2350)

사진으로 보면 이 건물은 피라미드의 한쪽 면을 세워 놓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의미는 외형보다 중정에 있다. 도시의 소음과 밀도 속에 공동의 빈 공간을 만들고, 고층 주거의 효율과 안뜰의 생활감을 동시에 얻으려 했다. 그 앞에 선다면 아마도 먼저 경사진 외벽을 보겠지만, 오래 머무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중정으로 들어가는 동선과 각 세대가 서로 마주 보는 정도일 것이다.

CopenHill에서는 잉겔스의 방식이 인프라에 직접 닿는다. 2019년 완공된 이 시설은 폐기물 에너지화 설비이며, 건물 규모는 약 4만 1천 제곱미터다. 기계실의 체적을 높이에서 낮은 쪽으로 배열하고, 외벽에는 적층 알루미늄 벽돌을 사용했으며, 지붕에는 총 500미터의 스키 코스와 산책로를 만들었다. [CopenHill 공식 프로젝트](https://big.dk/projects/copenhill-2391)

발전소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으로서 이 건물은 특히 오래 바라보게 된다. 공정은 멈추지 않아야 하고, 방문객 동선은 설비 구역과 분리되어야 하며, 지붕의 레저 시설은 방수와 구조 안전을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 CopenHill은 설비를 감춘 채 조형물만 만든 건물이 아니다. 설비의 존재를 시민에게 보여주되, 그 위에 새로운 여가를 얹었다. 그래서 멋있으면서도 더 어렵다.

결론: 비야케 잉겔스는 어디까지 섞을 수 있는가

비야케 잉겔스의 건축은 기능을 포기하고 형태를 택한 결과가 아니다. 8 House에서는 주거와 길을, The Mountain에서는 주차와 주거를, VIA 57 West에서는 중정과 마천루를, CopenHill에서는 폐기물 처리와 여가를 한 구조 안에 겹쳤다. 각각의 건물은 평범한 프로그램을 지우지 않고, 다른 기능과 결합해 새로운 사용 장면을 만든다.

그의 설계는 사람들이 지속가능성을 불편한 의무로만 받아들이지 않기를 바란다. 이 점에서 그의 건축은 분명한 힘을 가진다. 하지만 즐거움은 구조와 배관, 방수와 점검에서 자유롭지 않다. 스키장이 된 지붕도 결국 균열과 누수를 확인해야 하고, 중정이 된 빈 공간도 청소와 배수 계획이 필요하다.

사진 속에서 비야케 잉겔스의 건물은 대개 한 번에 이해된다. 경사면, 숫자 8, 비틀린 탑, 산이 된 지붕. 그러나 건축은 한 번에 이해되는 이미지보다 훨씬 오래 남는다. 나는 그의 작업을 보고 나서 이런 질문을 붙잡게 된다. 기능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순간, 우리는 그 즐거움을 끝까지 관리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

비야케 잉겔스는 어떤 건축가인가?

비야케 잉겔스는 1974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태어난 건축가이며 2005년 BIG를 설립했다. 기능과 환경 조건을 결합해 새로운 형태와 생활 방식을 제안하며, 지속가능성과 즐거움을 함께 추구하는 ‘hedonistic sustainability’를 주요 개념으로 삼았다.

비야케 잉겔스의 대표작은 무엇인가?

대표작으로는 코펜하겐의 8 House와 The Mountain, 뉴욕의 VIA 57 West, 코펜하겐의 CopenHill이 있다. 주거, 주차장, 중정,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처럼 서로 다른 기능을 결합한 점이 공통적인 특징이다.

8 House는 왜 숫자 8처럼 설계되었는가?

8 House는 두 개의 중정을 감싸는 연속적인 건물 형태를 통해 주거와 상업시설, 사무실과 외부 동선을 연결한다. 경사로와 산책로가 건물 안으로 들어오면서 고층 주거에서도 거리와 공동체의 감각을 만들려는 설계다.

CopenHill은 일반적인 발전소와 무엇이 다른가?

CopenHill은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 위에 스키 코스, 산책로, 등반 공간을 결합한 건축이다. 비야케 잉겔스는 산업시설을 도시에서 숨기는 대신 시민이 이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공공 공간으로 바꾸려 했다.

비야케 잉겔스의 ‘hedonistic sustainability’는 무슨 뜻인가?

‘hedonistic sustainability’는 지속가능성이 반드시 절제와 불편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를 지키면서도 주거, 이동, 여가의 즐거움을 높일 수 있다는 건축적 접근이다.

참고문헌

  1. Bjarke Ingels Group, “People: Bjarke Ingels”, BIG 공식 웹사이트
  2. Bjarke Ingels, “Hedonistic sustainability”, TED, 2012
  3. Bjarke Ingels Group, “8 House”, BIG 공식 프로젝트 페이지, 2010
  4. Bjarke Ingels Group, “The Mountain”, BIG 공식 프로젝트 페이지, 2008
  5. Bjarke Ingels Group, “VIA 57 West”, BIG 공식 프로젝트 페이지, 2016
  6. Bjarke Ingels Group, “CopenHill”, BIG 공식 프로젝트 페이지, 2019
  7. BIG, Yes Is More: An Archicomic on Architectural Evolution, TASCHEN, 2009

#비야케잉겔스 #BjarkeIngels #덴마크 #BIG #8하우스 #더마운틴 #비아57웨스트 #건축 #건축가 #건축에세이 #건축이야기 #건축여행 #건축디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