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짓는 건축가?2026. 7. 23.by aclstoryji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유리와 금속으로 하늘에 선을 그었던 건축가 "시저 펠리"

찬양 · 비판 · 의견 · 진실의 네 시선으로 다시 읽는 건축가 에세이

시저 펠리, 유리로 그은 하늘

커튼월로 마천루를 세운 건축가가 가장 오래 들여다본 곳은 언제나 하늘이 아니라 지상이었다

시저 펠리(César Pelli, 1926–2019)는 아르헨티나·미국을(를) 대표하는 근대주의 건축가입니다. 이 글에서는 시저 펠리의 생애와 대표작, 건축 철학을 찬양·비판·의견·진실의 네 시선으로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Petronas Twin TowersPhoto by Someformofhuman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건축 여정_건축가와 함께한 곳

시저 펠리(César Pelli, 1926–2019)는 아르헨티나·미국의 근대주의 건축가입니다. 커튼월로 마천루를 세운 건축가가 가장 오래 들여다본 곳은 언제나 하늘이 아니라 지상이었다. 발전소 부지에는 본관 외에 수십 개의 보조 건물이 있다. 철골 프레임에 메탈 패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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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와 피부를 떼어낸 건물 앞에서

발전소 부지에는 본관 외에 수십 개의 보조 건물이 있다. 철골 프레임에 메탈 패널을 외장으로 붙인 형태가 많다. 현장에서 그 외벽 가까이 작업하다가 한 가지를 실감했다. 벽이 아무것도 받치지 않는다는 것. 패널을 전부 뜯어내도 건물은 그대로 서 있다. 하중은 안쪽 철골이 전부 가져간다. 외벽은 비를 막고 바람을 차단하지만, 구조와 독립된 껍질이다.

그 경험이 있었기 때문인지, 시저 펠리의 커튼월 건물 사진을 처음 봤을 때 원리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유리가 달라도 시스템은 같다. 껍질이 뼈에서 풀려 있다. 다만 발전소 메탈 패널은 자기가 거기 있다는 사실을 굳이 드러내지 않는다. 유리는 달라지는 빛을 고스란히 받아, 같은 건물이 아침과 오후에 다른 표정이 된다. 건물은 변하지 않는데 날씨가 매일 껍질을 다시 읽는다.

One Canada SquarePhoto by mattbuck (category) / CC BY-SA 3.0 / Wikimedia Commons

파란 고래가 던진 질문

시저 펠리는 1926년 아르헨티나 투쿠만에서 태어났다. 현지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장학금을 받아 미국으로 건너온 뒤, 에로 사리넨 사무소에서 약 10년을 보냈다. 사리넨은 각 건물을 그 자체의 문제로 접근했다. 펠리는 그 방식을 몸에 익히면서, 유리와 금속이 표면으로 작동하는 방식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1977년 독립 사무소를 차리기 전, 로스앤젤레스에서 일하면서 패시픽 디자인 센터를 설계했다. 1975년 완공된 1단계 건물은 파란 유리로 덮인 거대한 덩어리다. 지역 사람들이 '파란 고래'라고 불렀다. 색이 있는 유리가 도시에서 어떻게 보이는지를 가장 앞에 두고 설계한 경우다. 커튼월이 건물의 얼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준 건물이다.

World Financial Center New YorkPhoto by Jeffmock / Public domain / Wikimedia Commons

평면 속에 심은 문화

1998년 쿠알라룸푸르에 완공된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는 두 탑이 각각 첨탑 포함 452미터다. 완공 당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그런데 이 건물에서 내가 가장 오래 들여다보게 된 건 높이가 아니었다. 높이는 숫자로 알 수 있지만, 평면은 생각이 필요하다.

바닥 평면이다. 두 개의 정사각형을 45도로 겹쳐 만든 8각 별 형태에, 꼭짓점 사이의 오목한 자리를 곡선으로 채웠다. 이슬람 전통 기하학에서 가져온 형태다. 말레이시아 국가 석유회사 페트로나스가 발주한 건물이고, 그 문화적 배경이 치수로 들어왔다. 이 바닥 형태가 89층 높이까지 반복된다. 장식이 구조 위에 얹힌 게 아니다. 문화가 치수로 번역된 것이다.

Two International Finance Centre Hong KongPhoto by Wilfredor / CC0 / Wikimedia Commons

공중에 걸린 관절

두 탑의 41층과 42층 사이에 스카이브리지가 걸려 있다. 지상에서 170미터. 이 구조물은 탑에 고정 용접된 게 아니라 핀 연결과 슬라이딩 방식으로 붙어 있다. 바람과 열팽창으로 두 탑이 각자의 방향으로 미세하게 움직여도, 브리지는 따라가되 끊어지지 않는다.

사진으로 보면 그 브리지는 두 탑 사이에서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만약 그 위에 선다면, 발밑보다 양쪽 탑이 각자의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이는 진동이 먼저 느껴질 것 같다. 닿되 한 몸이 아닌 것. 연결은 하되 서로를 묶지 않는 것. 구조가 선택한 방식이 거기 있다.

피라미드 꼭지와 런던의 빛

1991년 완공된 런던 카나리 워프의 원 캐나다 스퀘어는 235미터로 당시 영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꼭대기에 스테인리스 스틸 피라미드 지붕이 얹혀 있다. 대부분의 마천루가 그 시기에 상부를 수직으로 자르거나 계단식으로 처리할 때, 펠리는 하늘과 닿는 마지막 면을 형태로 마무리했다.

스테인리스 스틸은 직사광선에서 날카롭게 빛나지만 산란광 아래에서는 배경과 섞이는 경향이 있다. 런던이 흐린 날이 많은 도시라는 걸 감안하면, 그 피라미드 꼭지는 하늘을 향해 선언하기보다 하늘 색을 조용히 받아내는 방식에 가까울 것 같다. 직접 가보지 않았으니 추측이다. 그래도 재료의 성질로 미루면 그쪽이 맞다. 원 캐나다 스퀘어가 들어서면서 카나리 워프 재개발이 방향을 잡았다. 탑 하나가 지역의 이미지를 바꿨다.

결론: 시저 펠리가 가장 오래 들여다본 자리

시저 펠리는 1926년 아르헨티나 투쿠만에서 태어나 2019년 93세로 미국 뉴헤이번에서 세상을 떠났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유리와 금속으로 하늘에 선을 그었다.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원 캐나다 스퀘어, 뉴욕 세계 금융 센터, 홍콩 두 번째 국제금융센터. 그 건물들은 각자의 도시 스카이라인을 바꿨다.

그가 반복해서 말한 건 탑이 하늘에 닿는 방법이 아니었다. 탑이 어떻게 땅에 발을 붙이는가. 사람이 처음 다가서는 자리, 보행자 눈높이에서 건물이 어떤 얼굴을 하는가. 마천루를 설계하면서 가장 오래 들여다본 곳이 지상이었다.

나는 그의 건물 앞에 직접 서본 적이 없다. 언젠가 그 앞에 서게 된다면, 먼저 발밑을 볼 것 같다. 이 건물이 어떻게 땅을 밟고 있는가. 그 다음에야 천천히 고개를 들 것이다. 펠리가 가장 공들인 쪽이 아마 거기일 테니.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

시저 펠리의 대표 건축물은 무엇인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1998)가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이 외에 런던 카나리 워프의 원 캐나다 스퀘어(1991), 뉴욕 세계 금융 센터(1988), 홍콩 두 번째 국제금융센터(2003)가 대표작으로 꼽힌다.

커튼월 건축이 일반 건물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커튼월은 외벽이 건물 하중을 지탱하지 않는 방식이다. 내부 철골이나 콘크리트가 지붕과 바닥의 무게를 모두 받고, 외벽은 비와 바람을 막는 껍질 역할만 한다. 덕분에 외벽을 유리나 금속 패널처럼 가볍고 다양한 재료로 처리할 수 있다.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평면에 이슬람 기하학이 반영된 이유는 무엇인가?

말레이시아 국가 석유회사 페트로나스가 발주한 건물이고, 말레이시아의 문화·종교적 맥락이 설계에 반영됐다. 두 정사각형을 45도로 겹친 8각 별 형태는 이슬람 전통 기하학 문양에서 온 것으로, 표면 장식이 아닌 바닥 평면의 기본 형태로 쓰였다.

시저 펠리는 어디서 건축 교육을 받았는가?

아르헨티나 투쿠만 국립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이후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건축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에서는 에로 사리넨 사무소에서 약 10년간 일하며 실무를 쌓았다.

시저 펠리가 마천루 설계에서 중시한 원칙은 무엇인가?

건물이 하늘로 솟는 방식보다 지상에서 사람과 만나는 방식을 중시했다. 마천루가 보행자 눈높이에서 어떤 얼굴을 하는가, 건물이 도시의 공공 공간과 어떻게 이어지는가가 그의 설계에서 반복된 질문이었다.

참고문헌

  1. Frampton, Kenneth, Modern Architecture: A Critical History, Thames and Hudson, 1980 (4th ed. 2007)
  2. Architectural Record,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관련 보도, 1998
  3. Goldberger, Paul, Building Up and Tearing Down: Reflections on the Age of Architecture, Monacelli Press, 2009
  4. Pelli, César, Selected and Current Works, Images Publishing (Master Architect Series),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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