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짓는 건축가?2026. 7. 24.by aclstoryji

구조를 드러낸 건 건물이 자기가 무엇인지를 스스로 말하게 하길 원했던 건축가 "헬무트 얀"

찬양 · 비판 · 의견 · 진실의 네 시선으로 다시 읽는 건축가 에세이

헬무트 얀, 강철이 먼저 말한다

속을 감추지 않기로 한 건축가의 건물들은 도시를 바꾸기 전에 먼저 질문을 던졌다

헬무트 얀(Helmut Jahn, 1940–2021)는 독일·미국을(를) 대표하는 하이테크 건축가입니다. 이 글에서는 헬무트 얀의 생애와 대표작, 건축 철학을 찬양·비판·의견·진실의 네 시선으로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James R. Thompson CenterPhoto by Primeromundo / Public domain / Wikimedia Commons

건축여정_건축가와 함께한 곳

헬무트 얀(Helmut Jahn, 1940–2021)는 독일·미국의 하이테크 건축가입니다. 속을 감추지 않기로 한 건축가의 건물들은 도시를 바꾸기 전에 먼저 질문을 던졌다. 발전소 현장에서 천장을 올려다보면 배관과 케이블 트레이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가리지 않는다. 가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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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이 벽 밖으로 나왔을 때

발전소 현장에서 천장을 올려다보면 배관과 케이블 트레이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가리지 않는다. 가릴 수도 없다. 밸브를 잠가야 하고, 어디가 새는지 눈으로 확인해야 하고, 이상 진동이 오면 손으로 짚어야 한다. 점검이 필요한 모든 것은 손이 닿는 곳에 있어야 한다. 기능이 배치를 결정하고, 배치가 형태를 결정한다. 그래서 노출이다.

헬무트 얀의 건물 사진을 처음 봤을 때, 그 논리가 다른 방향으로 흐르는 걸 보았다. 구조가 드러나 있는 건 발전소 천장과 비슷한데, 이유가 달랐다. 점검 때문이 아니었다.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강철이 벽 안에 숨지 않고 외벽이 되고, 유리가 가리개가 아니라 표현이 된다. 발전소 배관이 기능이 요구한 결과라면, 얀의 유리와 철골은 의지가 고른 언어다.

Terminal 1, O'Hare International AirportPhoto by 李元顥 / Public domain / Wikimedia Commons

뮌헨에서 출발, 시카고에 닿다

헬무트 얀은 1940년 독일 치른도르프에서 태어났다. 뮌헨 공과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한 뒤, 1966년 미국으로 건너가 일리노이 공과대학교(IIT)에서 미스 반 데어 로에의 제자였던 미런 골드스미스 아래 수학했다. IIT는 미스가 직접 설계한 캠퍼스가 남아 있던 곳이었다. 크라운 홀의 철골과 유리를 두 눈으로 보면서 구조의 언어가 어떻게 건물 전체가 될 수 있는지를 익혔다. 얀은 거기서 출발했다.

1967년 시카고의 C.F. 머피 어소시에이츠에 합류했고, 이 사무소는 훗날 머피/얀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얀이 디자인 총괄을 맡으면서 방향이 달라졌다. 미스에게서 배운 절제 위에 색이 들어왔고, 역동적인 형태가 들어왔다. 표면이 빛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바뀌었다. 조용한 계승이 아니었다. 기반을 유지하면서 위를 전부 고쳐 쓴 것에 가까웠다.

Sony CenterPhoto by Andreas Tille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유리 안에서 일한다는 것

당초 State of Illinois Center라는 이름으로 1985년 시카고 루프 지구에 완공됐고, 현재는 제임스 R. 톰슨 센터로 불리는 이 건물은 헬무트 얀의 이름을 논쟁의 중심에 세웠다. 17층 원통형 아트리움 건물로, 살구색과 청회색 패널이 유리 외벽 사이를 채우고 내부 전체가 하나의 빈 원통이다. 속이 다 보이는 정부 청사라는 개념은 당시로선 선언처럼 들렸다.

그 유리 아트리움이 여름에 어떻게 작동했는지는 다른 이야기다. 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일사열이 아트리움 내부를 데웠고, 열 차단 코팅 유리나 외부 차양이 충분히 계획되지 않은 탓에 공조 시스템이 한계에 달했다. 건물 상층에서 일하는 직원들 사이에서 여름 오후 냉방 불쾌 문제가 제기된 기록이 있다. 보이는 쪽에 집중하다 사는 쪽에서 일부 빠진 경우다.

그렇다고 실패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정부 청사가 속을 보여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하나 열었다는 것은 건물의 결말이 어떻게 되든 남는다. 다만 그 가능성이 일하는 사람에게는 다른 온도로 전해졌다는 것도 함께 기록해야 한다.

MesseturmPhoto by Norbert Nagel / CC BY-SA 3.0 / Wikimedia Commons

두 탑승동 사이의 빛

오헤어 국제공항 터미널 1은 1987년 문을 열었다. 유나이티드 항공이 쓰는 이 터미널의 지상부는 강철과 유리 구조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더 오래 기억하는 건 지하 연결 터널이다. B와 C 탑승동을 잇는 이 통로의 천장은 예술가 마이클 헤이든이 설계한 네온 조명으로 가득 차 있다. 형광관이 색을 바꾸며 흘러가고, 이동식 보행로 위를 걷는 사람들 위로 빛이 내려온다.

나는 그 터널을 직접 걸어본 적이 없다. 사진과 영상으로만 봤는데, 발전소 구역 간 연결 통로와 자꾸 겹쳐진다. 발전소 통로는 두 공간을 잇는 사이 공간이다. 바닥에 안전선이 그어지고, 천장에 배관이 지나고, 빨리 지나가도록 만들어진다. 오헤어 터널도 그 용도는 같다. 차이는 천장에 있다. 발전소 통로 천장에는 배관이 흐르고, 이 터널 천장에는 네온이 흐른다. 만약 그 터널을 걷게 된다면, 컨베이어 위에서 앞을 보고 걷다가 무심코 고개를 들었을 때 빛이 가득한 천장을 보게 될 것 같다. 이 통로가 연결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었다는 걸 그 순간에야 알 것 같다.

베를린에 내려앉은 캐노피

2000년 베를린 포츠담 광장에 완공된 소니 센터는 오피스, 주거, 영화관, 소매 시설이 하나의 블록에 묶인 복합 개발이다. 가장 주목받은 건 중앙 포럼 광장을 덮는 지붕 캐노피다. 타원형 강철 리브 구조에 유리와 불소수지 계열 막재(PTFE)가 교차하며 광장 전체 위를 덮는다. 비가 와도 젖지 않지만 완전히 실내도 아닌 공간이 생긴다.

사진으로 보면 거대한 텐트 같다. 만약 그 안에 서게 된다면, 실외에 있는데 실외가 아닌 느낌이 먼저 올 것 같다. 빛은 위에서 걸러지고, 비는 막히고, 바람은 옆으로 들어온다. 존 포트만이 광장을 실내로 완전히 번역했다면, 얀은 경계 바로 앞에서 멈췄다. 지붕은 있지만 벽은 없다. 무엇이 안이고 무엇이 밖인지를 건물이 결정하지 않고, 그 안에 있는 사람에게 돌려줬다.

결론: 헬무트 얀이 드러낸 것

헬무트 얀은 1940년 독일 치른도르프에서 태어나 시카고를 기반으로 반세기 넘게 일했다. 2021년 5월 자전거를 타다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81세였다. 그의 건물들은 조용하지 않다. 유리가 빛을 받아 반짝이고, 강철이 표면으로 나와 있고, 형태가 정지해 있지 않은 듯 보인다.

발전소에서 배관을 드러내는 건 관리를 위해서다. 얀이 구조를 드러낸 건 건물이 자기가 무엇인지를 스스로 말하게 하기 위해서였을까. 나는 아직 그의 건물 앞에 직접 서본 적이 없다. 그 질문을 들고 가는 날, 발전소 통로에서 그러듯 먼저 천장을 올려다볼 것 같다. 기능의 천장과 의지의 천장이 어떻게 다른지, 그 자리에서 확인하고 싶다.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

헬무트 얀의 건축 스타일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헬무트 얀은 하이테크 건축을 대표하는 건축가로, 유리와 강철로 구조를 드러내는 방식을 일관되게 밀어붙였다. 미스 반 데어 로에의 구조 합리주의에서 출발했지만, 색과 역동적인 형태를 더하면서 자신만의 방향을 만들었다. 표면이 빛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그의 건물에서 중요한 표현 수단이었다.

제임스 R. 톰슨 센터가 논란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

유리 아트리움이 여름 일사열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냉방 효율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 가장 큰 비판이었다. 정치적으로 투명한 정부 건물을 표방했지만, 실제 사용자 경험에서 열 불쾌 문제가 제기됐다. 건축적 상징성과 실용성 사이의 충돌이 이 건물을 오래 논의하게 만들었다.

오헤어 공항 터미널 1 네온 터널 설계자는 누구인가?

지하 연결 터널의 네온 조명 설치물 'Sky's the Limit'는 예술가 마이클 헤이든이 설계했다. 헬무트 얀이 설계한 터미널 1과 함께 1987년 개장했으며, 형광관이 색을 바꾸며 흐르는 방식으로 이동 통로를 독특한 시각 경험의 공간으로 바꿨다.

소니 센터 베를린 지붕 캐노피는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나?

타원형 강철 리브 구조에 유리와 불소수지 계열 막재인 PTFE를 교차 배치해 만들었다. 포럼 광장 전체를 하나의 지붕으로 덮어 비를 막으면서도 바람이 드나드는 반외부 공간을 만들었다. 2000년 베를린 포츠담 광장 재개발과 함께 완공됐다.

헬무트 얀은 어떻게 세상을 떠났나?

2021년 5월 8일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자전거를 타다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81세였다. 독일 치른도르프에서 태어나 시카고를 기반으로 반세기 넘게 활동한 그는 사망 당시에도 머피/얀 사무소를 이끌며 현역으로 일하고 있었다.

참고문헌

  1. Kamin, Blair, Why Architecture Matters: Lessons from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2001
  2. Architectural Record, State of Illinois Center 완공 보도, 1985
  3. Murphy/Jahn Architecture, Rizzoli International, 1986
  4. GA Document, Sony Center Berlin 특집, 2001 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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