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어스킨 — 설계 사무소를 동네 가게 자리로 옮기면 도면이 달라질까
뉴캐슬의 긴 벽 뒤에서 주민과 함께 도면을 고쳤던 영국·스웨덴 건축가에 대한 기록.
랄프 어스킨(Ralph Erskine, 1914–2005)는 영국·스웨덴을(를) 대표하는 참여 건축 건축가입니다. 이 글에서는 랄프 어스킨의 생애와 대표작, 건축 철학을 찬양·비판·의견·진실의 네 시선으로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 랄프 어스킨은 설계 사무소를 재개발 현장 동네 안으로 옮긴 건축가다.
- 바이커 월은 결국 건설되지 않은 고속도로의 소음을 막기 위해 세워졌다.
- 참여 건축의 성과와 한계가 같은 단지에 함께 남아 있다.
Photo by Stephen McKay / CC BY-SA 2.0 / Wikimedia Commons건축 여정_건축가와 함께한 곳

회의실 밖으로 나온 도면
설계 협의는 대개 실내에서 끝난다. 도면을 펼치고 의견을 듣고 회의록을 남긴다. 실제로 그 공간을 쓸 사람은 회의록에 없다.
랄프 어스킨은 그 순서를 바꾼 사람 중 하나다. 그는 뉴캐슬 어폰 타인의 바이커 재개발을 맡으면서 설계 사무소를 그 동네 안에 열었다. 문을 열어 두고, 주민이 걸어 들어와 도면을 보게 했다.
그는 1914년 런던에서 태어났고, 1939년 무렵 스웨덴으로 이주해 그곳을 기반으로 활동했다. 2005년 세상을 떠났다. 영국식 훈련과 북유럽 기후를 함께 몸에 넣은 이력이다.
Photo by Phillip Perry / CC BY-SA 2.0 / Wikimedia Commons왜 벽 한 장을 900미터 넘게 늘였을까
바이커 재개발의 가장 유명한 부분은 이른바 바이커 월이다. 1969년경 계획이 시작되어 1980년대 초까지 단계적으로 지어졌다. 예정된 고속도로 소음을 막는 방향으로 긴 주거 블록을 세우고, 그 안쪽에 낮은 주택들을 배치했다.
결과적으로 그 고속도로는 계획대로 건설되지 않았다. 소음을 막으려고 세운 벽이 막을 대상 없이 남았다.
이런 사연이 나는 오히려 좋다. 건축은 예측 위에 세워지고, 예측은 자주 틀린다. 그래도 그 벽 뒤 안쪽 마당은 남았다.
건축은 예측 위에 세워지고, 예측은 자주 틀린다.
Photo by Smb1001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벽돌 색이 두 가지인 이유는 무엇인가
사진으로 보면 바이커 월의 바깥 면은 짙은 벽돌로 촘촘하게 닫혀 있고, 개구부가 작다. 안쪽 면은 밝은 색조에 목재 발코니와 나무 난간이 반복된다. 같은 건물의 앞뒤가 다른 재료 언어를 쓴다.
이건 감성의 문제가 아니라 기후와 소음의 문제다. 닫아야 하는 면은 열용량이 큰 재료로 닫고, 열어야 하는 면은 가볍고 손이 닿는 재료로 연다.
다만 목재 발코니는 유지관리의 부담을 남긴다. 도장 주기, 접합부 부식, 난간 하중. 짐작하기로는 그 난간의 도장이 가장 먼저 벗겨진 곳은 사람이 팔을 걸치는 상단 모서리일 것이다.
주민 참여는 정말 도면을 바꿨는가
현장 사무소를 열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주민 의견을 들었다는 것도 기록으로 남아 있다. 다만 그 의견이 최종 도면을 얼마나 바꿨는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갈린다.
비판의 요지는 이렇다.
- 기존 주민 상당수가 공사 기간 중 다른 곳으로 이주했고 전부 돌아오지 못했다 - 참여 절차가 결과적 정당화 장치로 쓰였다는 지적이 있다 - 대규모 단일 계획이라는 성격 자체가 개별 선택을 제약했다 - 반면 완성 후 커뮤니티 애착도가 높게 평가된 조사도 있다
나는 이 양쪽 다 사실일 수 있다고 본다. 참여는 만능 도장이 아니다. 그래도 참여하지 않은 재개발보다 나았을 가능성은 남는다.
랄프 어스킨은 추운 곳에서 무엇을 배웠나
그의 초기 작업에는 스웨덴 보르가피엘의 스키 호텔이 있다. 1940년대 후반의 작업으로, 지붕 경사를 산 사면에 맞춰 눌러 놓은 형태로 알려져 있다.
눈과 바람이 있는 곳에서는 형태가 취향이 아니다. 적설 하중과 표류 방향이 지붕의 각도를 정한다. 이 감각이 이후 그의 주거 계획에서 완충하는 외피로 이어진다.
말년에는 런던 해머스미스의 오피스 건물 디 아크를 남겼다. 1990년대 초 완공, 배가 얹힌 듯한 곡면 볼륨이다. 여기서도 그는 도로 소음 쪽을 닫고 반대쪽을 열었다.
결론: 랄프 어스킨이 사무소 문을 열어 둔 이유
정리하면 이렇다. 랄프 어스킨은 1914년 런던에서 태어나 스웨덴에서 활동했고, 기후에 반응하는 외피와 주민 참여 절차를 결합해 바이커 재개발을 이끌었다. 그 벽은 오지 않은 고속도로를 향해 여전히 서 있다.
그가 남긴 것은 완벽한 방법론이 아니다. 참여는 시간이 걸리고, 결과는 지저분하고, 기록은 늘 부족하다.
그래도 나는 그 열린 문 하나가 부럽다. 사무소를 동네로 옮기는 결정은 도면 실력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였다. 우리는 협의 장소를 어디에 잡고 있는가.
바이커 월이 원래 막으려고 했던 것은
- 가. 강풍
- 나. 도시 고속도로 소음
- 다. 철도 진동
정답 확인
정답: 나. 예정되어 있던 도시 고속도로의 소음을 차단하려는 방음 블록으로 계획되었고 그 도로는 건설되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
랄프 어스킨은 어느 나라 건축가인가?
1914년 런던에서 태어난 영국 출신이지만 1939년 무렵 스웨덴으로 이주해 대부분의 경력을 그곳에서 쌓았다. 2005년 세상을 떠났다.
바이커 월은 왜 그렇게 긴가?
계획 단계에서 예정되어 있던 도시 고속도로의 소음을 막기 위한 방음 성격의 주거 블록으로 구상되었다. 그 도로는 결국 계획대로 건설되지 않았다.
바이커 재개발의 주민 참여는 성공적이었는가?
현장 사무소 운영과 의견 수렴은 사실로 확인된다. 다만 공사 기간 중 이주한 주민이 모두 돌아오지 못했다는 점 때문에 평가는 갈린다.
바이커 월은 지금도 사람이 사는가?
그렇다. 주거 단지로 계속 사용되고 있으며 영국에서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논의된 사례이기도 하다. 현재 지정 상태는 확인이 필요하다.
랄프 어스킨의 건물을 영국에서 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뉴캐슬 어폰 타인의 바이커 지구와 런던 해머스미스의 디 아크가 대표적이다. 케임브리지의 클레어 홀도 그의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문헌
- Peter Collymore, The Architecture of Ralph Erskine, Academy Editions, 1994
- Mats Egelius, Ralph Erskine, Architect, Byggforlaget, 1990
- Historic England, Byker Estate 지정 관련 기록
- Ralph Erskine, 참여 설계 방법론 단독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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