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짓는 건축가?2026. 7. 25.by aclstoryji

장난 뒤에는 조건표를 내세운 건축가 "윈디 매스"

찬양 · 비판 · 의견 · 진실의 네 시선으로 다시 읽는 건축가 에세이

윈디 매스, 데이터를 형태로 접는 손

숫자와 규정을 놀이처럼 다루는 네덜란드 건축가가 로테르담과 암스테르담에 남긴 물음들

윈디 매스(Winy Maas, 1959–)는 네덜란드을(를) 대표하는 MVRDV 건축가입니다. 이 글에서는 윈디 매스의 생애와 대표작, 건축 철학을 찬양·비판·의견·진실의 네 시선으로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Markthal RotterdamPhoto by Exmpletree / CC BY-SA 3.0 / Wikimedia Commons

건축 여정_건축가와 함께한 곳

윈디 매스(Winy Maas, 1959–)는 네덜란드의 MVRDV 건축가입니다. 숫자와 규정을 놀이처럼 다루는 네덜란드 건축가가 로테르담과 암스테르담에 남긴 물음들. 발전소 신설 부지를 검토할 때 가장 먼저 오는 자료는 조감도가 아니다. 표와 숫자다. 부지 면적, 지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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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가 먼저 자리를 잡는다

발전소 신설 부지를 검토할 때 가장 먼저 오는 자료는 조감도가 아니다. 표와 숫자다. 부지 면적, 지반 지내력, 인근 도로 하중, 냉각수 취수 거리, 이격 규정, 소음 기준, 배출 허용치. 이 숫자들이 먼저 자리를 잡으면 본관과 냉각탑과 변전 설비가 놓일 위치가 좁혀진다. 마지막에야 배치도가 그려진다. 형태는 숫자가 남긴 여백이다.

윈디 매스의 사무소가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방식이 그와 닮았다는 걸 알게 된 건 자료를 오래 들여다본 뒤였다. 1959년 네덜란드 스히인델에서 태어난 그는 보스코프에서 조경건축을, 델프트 공대에서 건축과 도시계획을 공부했다. 렘 콜하스의 OMA를 거쳐 1993년 야콥 판 레이스, 나탈리 데 브리스와 함께 로테르담에서 MVRDV를 열었다. 데이터스케이프. 매스가 밀어붙인 방법론의 이름이다. 규정과 요구조건, 통계와 지형을 입력값으로 넣어 그 결과로 형태를 뽑아낸다.

Depot Boijmans Van BeuningenPhoto by Hanno Lans / CC BY 4.0 / Wikimedia Commons

허공으로 밀려 나온 집

1997년 암스테르담 오스도르프 지구에 워조코 노인 주거가 완공됐다. 조건은 이랬다. 100세대를 지어야 하는데, 일조권과 이격 규정을 지키면 부지에 100세대가 다 들어가지 않는다. 매스와 팀은 부지에 들어가는 만큼만 짓고 남은 세대를 포기하는 대신, 부족한 세대를 북측 파사드에 캔틸레버로 붙였다. 여러 세대가 허공으로 밀려 나온다.

사진으로 보면 그 튀어나온 부분이 건물 정면에 매달린 형광색 상자들처럼 보인다. 발코니 하나마다 색이 다르고, 창문 프레임이 조금씩 어긋난다. 규정 안에 갇힌 문제를 형태로 뒤집은 결과다. 이 아파트에 사는 사람에게는 다른 이야기가 시작된다. 창밖으로 몸을 내밀면 아래층 지붕이 없다. 그 아래는 그냥 땅이다. 발전소에서 캔틸레버 구조물을 볼 때마다 하부 지지대가 없다는 사실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워조코의 창문이 그와 비슷한 위치에 있다.

Glass Farm SchijndelPhoto by AGC Glass Europe / CC BY 2.0 / Wikimedia Commons

말굽이 도시를 덮을 때

2014년 로테르담에 마르크트할이 완공됐다. 아치형 주거 건물 안쪽이 통째로 실내 시장이다. 아치의 높이는 약 40미터, 아치 몸통에는 228세대가 들어간다. 아치 안쪽 천장에는 아르노 쿠넌과 아이리스 로스캄이 그린 대형 벽화가 붙어 있다. 과일, 채소, 생선, 빵. 시장 매대에서 파는 것들이 천장에 다시 그려졌다.

이 건물의 논리는 단순하다. 네덜란드는 EU 위생 규정 때문에 노천 식품 시장을 지붕으로 덮어야 했다. 지붕만 얹는 대신 매스는 그 지붕을 주거 건물로 만들었다. 시장을 지붕이 덮고, 그 지붕이 다시 사람이 사는 집이 된다. 안쪽으로 창을 낸 아파트는 삼중 유리로 냄새와 소음을 차단한다. 아파트에서 창을 열면 시장이 아니라 강 쪽이나 라우렌스 교회 쪽으로 열린다. 규정이 형태를 이만큼까지 밀고 갈 수 있다는 증명이다.

거울 그릇에 담긴 하늘

2021년 로테르담 보이만스 판 뵈닝언 미술관 옆에 도포가 문을 열었다. 세계 최초로 대중에게 개방된 미술품 수장고다. 형태는 밑이 좁고 위가 넓게 벌어진 그릇이다. 외피 전체가 거울 유리로 덮여 있다. 옥상에는 자작나무가 심어져 있고, 도시가 그 거울 표면에 담긴다.

미술관은 보통 수장고를 숨긴다. 창고는 뒤편에 있어야 하고, 대중은 완성된 전시만 본다. 매스는 그 관계를 뒤집었다. 관람객이 수장고 안으로 들어가 실제 소장품 대부분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그릇 형태 자체가 도시의 얼굴이 된다. 만약 그 옥상에 서게 된다면, 발밑의 자작나무 사이로 로테르담의 낮은 지붕들이 이어질 것 같다. 거울 외피는 아래에서 볼 때 하늘 색을 그대로 담아낸다. 건물이 자기 색을 갖지 않는다. 도시의 색으로 자기를 채운다.

고향에 세운 유리 헛간

2013년 스히인델에 유리 농장(Glass Farm)이 문을 열었다. 매스가 태어난 도시다. 제2차 세계대전 폭격으로 광장이 파괴된 뒤 오랫동안 비어 있던 자리에 세워졌다. 형태는 지역 전통의 목재 헛간이다. 그러나 재료는 다르다. 외벽 전체가 유리이고, 그 유리 위에 헛간의 목재 파사드 사진이 프린트되어 있다.

실제 헛간보다 약 1.6배 크게 확대된 이미지다. 가까이 다가가면 헛간이지만 헛간이 아니다. 유리에 프린트된 헛간이다. 향수를 실물로 만들지 않고 이미지로 만들었다. 진짜와 가짜 사이의 어정쩡한 자리에 매스는 오래 머문다. 도시가 잃어버린 것을 그대로 복원하지 않고, 잃어버렸다는 사실 자체를 형태로 남긴다.

결론: 윈디 매스가 접어놓은 자리

윈디 매스의 건물들은 처음에 장난처럼 보인다. 아파트가 옆으로 튀어나오고, 시장이 아치 안에 담기고, 수장고가 거울 그릇이 되고, 헛간이 유리에 프린트된다. 그 장난 뒤에는 조건표가 있다. 일조권 규정, 부지 면적, 위생 지침, 예산, 프로그램. 매스는 그 표를 지루하게 대하지 않고 접는 종이처럼 다룬다. 접힌 자리에서 형태가 나온다.

나는 그의 건물 사진과 도면으로만 봤다. 그래서 여전히 남는 물음이 있다. 데이터가 형태를 결정할 때, 그 안에서 사는 사람은 결정에 참여하는가. 워조코의 튀어나온 아파트에서 늙어가는 일, 마르크트할의 시장을 매일 창 아래로 두고 사는 일. 매스가 접은 자리마다 사람의 하루가 있다. 그 하루가 숫자에 얼마나 담기는지, 아직 나는 모른다.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

윈디 매스와 MVRDV는 어떤 관계인가?

MVRDV는 윈디 매스, 야콥 판 레이스, 나탈리 데 브리스 세 사람이 1993년 로테르담에서 공동 창립한 건축 사무소다. 사무소 이름은 세 창립자의 성 첫 글자에서 왔다. 매스는 창립 이래 디자인 리더로 사무소를 이끌어왔으며 데이터 기반 설계 방법론을 정립했다.

데이터스케이프란 무엇인가?

데이터스케이프는 MVRDV가 정립한 설계 방법론이다. 법규, 통계, 지형, 프로그램 요구조건 같은 정량적 데이터를 입력값으로 삼고, 그 조건들을 극단까지 밀어붙였을 때 나오는 형태를 결과로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규정 자체를 형태의 재료로 다룬다는 점이 특징이다.

워조코 아파트가 캔틸레버로 매달린 이유는 무엇인가?

부지 규정과 일조권을 지키면 요구된 세대수가 다 들어가지 않았다. 매스는 부족한 세대를 북측 파사드에 캔틸레버로 붙여 해결했다. 규정을 어기지 않으면서 요구된 세대수를 채우는 방식이었고, 결과적으로 건물의 상징적 형태가 됐다.

로테르담 마르크트할의 아치 안쪽 그림은 누가 그렸나?

로테르담 예술가 아르노 쿠넌과 아이리스 로스캄이 그린 대형 디지털 벽화다. 시장에서 파는 과일, 채소, 생선, 빵을 소재로 했으며 마르크트할 시장 홀 전체 천장을 덮는다. 매스는 아치 형태를 건축으로 제공하고, 아치 안쪽의 시각적 경험은 예술가들에게 맡겼다.

도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은 왜 특별한가?

세계 최초로 대중에게 개방된 미술관 수장고다. 관람객이 수장고 내부로 들어가 소장품 대부분을 실제로 볼 수 있다. 거울 외피로 덮인 그릇 형태 자체가 도시 풍경을 표면에 담아내는 랜드마크가 됐고, 2021년 로테르담에 개관했다.

참고문헌

  1. MVRDV, FARMAX: Excursions on Density, 010 Publishers, 1998
  2. MVRDV, KM3: Excursions on Capacities, Actar, 2005
  3. El Croquis 111, MVRDV 1997–2002, El Croquis Editorial, 2002
  4. Maas, Winy, The Vertical Village, NAi Publishers,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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