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짓는 건축가?2026. 7. 22.by aclstoryji

강관에서 콘크리트로, 다시 돌로. 재료는 계속 바뀌었지만 그 재료를 정직하게 드러낸다는 원칙은 평생 흔들지 않은 건축가 "마르셀 브로이어"

찬양 · 비판 · 의견 · 진실의 네 시선으로 다시 읽는 건축가 에세이

마르셀 브로이어, 강철관을 구부려 앉을 자리를 만든 사람

가구의 강관에서 콘크리트 벽까지, 재료를 숨기지 않고 밀어붙인 한 사람의 궤적을 따라간다.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 1902–1981)는 헝가리·미국을(를) 대표하는 브루탈리즘 건축가입니다. 이 글에서는 마르셀 브로이어의 생애와 대표작, 건축 철학을 찬양·비판·의견·진실의 네 시선으로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Photo by Beyond My Ken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건축 여정_건축가와 함께한 곳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 1902–1981)는 헝가리·미국의 브루탈리즘 건축가입니다. 가구의 강관에서 콘크리트 벽까지, 재료를 숨기지 않고 밀어붙인 한 사람의 궤적을 따라간다. 현장에서 강관을 볼 때마다 손이 먼저 기억한다. 배관을 벤딩 머신에 걸어 반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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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관 한 도막에서 시작된 이야기

현장에서 강관을 볼 때마다 손이 먼저 기억한다. 배관을 벤딩 머신에 걸어 반경을 잡을 때 관은 저항하다가 어느 순간 곡선을 받아들인다. 그 물성을 아는 사람이 마르셀 브로이어의 첫 의자 사진을 보면 낯설지가 않다. 자전거 핸들에서 힌트를 얻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그 의자는, 속이 빈 강관을 구부려 골격만 남긴 물건이다.

훗날 '바실리 체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의자를 브로이어는 스물넷 무렵 만들었다. 이름은 그가 붙인 게 아니라 한참 뒤 이탈리아 제조사가 붙였고, 바우하우스 동료였던 화가 칸딘스키가 그 의자를 좋아했다는 데서 왔다. 나무 다리를 강관으로 바꾼 이 결정은 단순한 재료 교체가 아니다. 나무는 이음매를 감추지만 강관은 용접 자국과 도금 표면을 그대로 드러낸다. 발전 현장의 파이프랙이 뼈대를 숨기지 않는 것과 같은 태도가, 이미 이 작은 가구에 들어 있었다.

UNESCO HeadquartersPhoto by Jean-Pierre Dalbéra from Paris, France / CC BY 2.0 / Wikimedia Commons

뒷다리를 없앤 의자, 구조를 건 도박

1928년의 체스카 체어에서 브로이어는 한 발 더 나아갔다. 의자의 뒷다리를 아예 없앴다. 강관이 앞에서 바닥을 짚고 U자로 휘어 올라 등받이를 받치는 캔틸레버 구조다. 뒷다리 없이 사람 체중을 버틴다는 발상은 구조를 다루는 사람에게는 얌전한 도박처럼 보인다.

실물에 앉아 보면 이 의자는 미세하게 흔들린다. 뒷다리가 없으니 체중이 실릴 때 강관이 스프링처럼 아주 조금 되받아친다. 누군가에게는 그 탄성이 편안함이고, 누군가에게는 불안이다. 10년쯤 쓰면 손이 닿는 프레임의 도금은 벗겨져 바탕 금속을 드러낸다. 마감이 벗겨진 자리가 그 의자가 살아온 시간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나는 이 물건이 건물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한다.

Saint John's Abbey ChurchPhoto by Wladyslaw / CC BY-SA 3.0 / Wikimedia Commons

바우하우스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손

마르셀 브로이어는 1902년 헝가리 페치에서 태어났다. 열여덟에 바우하우스에 학생으로 들어갔고, 곧 가구 공방을 이끄는 젊은 마이스터가 되었다. 이 시기 그의 작업은 대부분 실내와 가구였다. 벽과 지붕보다 사람의 몸이 직접 닿는 것들, 앉는 자리와 손잡이의 치수를 먼저 다룬 셈이다. 실내건축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나는 이 순서가 반갑다.

1930년대 정치적 격변 속에서 그는 유럽을 떠났다. 미국으로 건너간 뒤 스승 발터 그로피우스와 함께 하버드 디자인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 학생 중에 필립 존슨과 폴 루돌프가 있었다. 가구에서 출발한 사람이 이제 건물로, 그리고 도시 규모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손을 옮겨 간다.

Atlanta Central LibraryPhoto by JJonahJackalope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콘크리트로 옮겨간 재료의 정직함

미국에서 브로이어의 재료는 강관에서 콘크리트로 바뀐다. 그는 거푸집 자국이 그대로 남은 노출 콘크리트, 이른바 브루탈리즘의 언어를 받아들였다. 1958년 파리에 완공된 유네스코 본부는 그 전환점이다. 브로이어가 이탈리아 구조가 피에르 루이지 네르비, 프랑스 건축가 베르나르 제르퓌스와 함께 설계한 이 건물은, 콘크리트가 얇게 접히고 다리처럼 들려 하중을 몇 개의 지점으로 모은다.

재료를 숨기지 않는다는 원칙은 강관 시절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규모다. 손바닥만 한 의자 프레임에서 사람 키의 몇 배가 되는 벽으로 옮겨졌을 뿐, 이음매와 표면을 감추지 않겠다는 태도는 같다. 다만 콘크리트는 강관과 달리 한 번 굳으면 되돌릴 수 없다. 그 비가역성 때문에 거푸집을 짜는 손의 정밀함이 곧 건물의 얼굴이 된다.

세인트 존스 수도원 교회, 기둥에 등을 기댄다면

미네소타의 세인트 존스 수도원 교회는 1961년에 완공됐다. 사진으로 보면, 교회 앞에는 콘크리트 판 하나가 공중에 떠 있다. 넓은 벽체가 종을 품은 채 들려 있고, 그 아래로 파라볼라 곡선이 뚫려 빛을 통과시킨다. 종탑이라기보다 하늘을 향해 세운 얇은 스크린에 가깝다.

안쪽은 접힌 콘크리트 벽이 지붕까지 이어지고, 벌집처럼 짜인 창이 색유리를 물고 있다고 전한다. 자유 메모에 적어 둔 물음이 여기서 떠오른다. 만약 그 앞에 선다면, 굵은 기둥에 등을 기대고 앉아 보고 싶다. 발전소에서 파이프랙 기둥에 잠시 등을 붙이고 숨을 고를 때가 있다. 차가운 강철의 그 감각을, 콘크리트 기둥은 어떤 온도로 되돌려줄까. 가 보지 못한 나로서는 사진 앞에서 그 온도를 상상만 한다.

결론: 마르셀 브로이어가 남긴 것은 재료를 대하는 태도다

마르셀 브로이어의 마지막 대형 작업 중 하나인 뉴욕 휘트니 미술관은 1966년에 문을 열었다. 위로 갈수록 층이 앞으로 나오는 역계단 형태에, 화강암을 두른 이 건물은 거리를 향해 몇 개의 창만 사선으로 내밀었다. 강관에서 콘크리트로, 다시 돌로. 재료는 계속 바뀌었지만 그 재료를 정직하게 드러낸다는 원칙은 평생 흔들리지 않았다.

나는 그의 궤적에서 한 가지 태도를 읽는다. 앉는 자리의 강관 한 도막이든 도시의 콘크리트 벽이든, 재료가 무엇을 견디고 있는지를 보이는 자리에 남겨 두는 일. 그것은 홍보가 아니라 책임에 가깝다. 브로이어가 내게 남긴 물음도 거기 있다. 나는 내가 다루는 강철과 콘크리트를, 감추지 않고 정직하게 마주하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

마르셀 브로이어는 어느 나라 사람인가?

1902년 헝가리 페치에서 태어난 헝가리계 미국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다. 바우하우스에서 활동하다 미국으로 이주해 하버드에서 가르쳤고, 미국에서 주요 건축 작업을 남겼다.

바실리 체어는 누가 언제 만들었나?

브로이어가 1925년에서 1926년 무렵 강관을 구부려 만든 의자다. 바실리라는 이름은 그가 붙인 게 아니라 훗날 이탈리아 제조사가 붙였고, 바우하우스 동료 화가 칸딘스키가 이 의자를 좋아한 데서 유래했다.

마르셀 브로이어의 대표 건축물은 무엇인가?

파리 유네스코 본부, 미네소타 세인트 존스 수도원 교회, 뉴욕 휘트니 미술관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대부분 노출 콘크리트를 쓴 브루탈리즘 계열의 작업이다.

브로이어는 브루탈리즘 건축가인가?

미국 시기의 주요 작업은 거푸집 자국을 남긴 노출 콘크리트를 적극적으로 쓴 브루탈리즘으로 분류된다. 다만 초기에는 강관 가구와 실내 디자인으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휘트니 미술관 건물은 지금도 브로이어 설계 그대로인가?

1966년 완공된 브로이어 설계의 화강암 건물은 그대로 남아 있다. 다만 휘트니 미술관 자체는 이후 다른 곳으로 이전했고, 이 건물은 시기에 따라 다른 미술 기관이 사용해 왔으므로 현재 사용 주체는 최신 확인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1. Isabelle Hyman, Marcel Breuer, Architect: The Career and the Buildings, Harry N. Abrams, 2001
  2. Christopher Wilk, Marcel Breuer: Furniture and Interiors, The Museum of Modern Art, 1981
  3. Barry Bergdoll et al., Marcel Breuer: Building Global Institutions, Lars Müller Publishers,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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