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짓는 건축가?2026. 8. 3.by aclstoryji

근대건축을 스리랑카의 기후와 지형, 기와지붕과 중정, 공예의 손맛 속에서 다시 조립한 건축가 `제프리 바와`

찬양 · 비판 · 의견 · 진실의 네 시선으로 다시 읽는 건축가 에세이

제프리 바와 — 비를 피하는 동안 정원이 실내가 된다

루누강가의 굽은 길에서 칸달라마의 바위 복도까지, 건물이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보다 사람이 비와 빛 사이에 머무는 방식을 읽는다.

제프리 바와(Geoffrey Bawa, 1919–2003)는 스리랑카을(를) 대표하는 열대 근대주의 건축가입니다. 이 글에서는 제프리 바와의 생애와 대표작, 건축 철학을 찬양·비판·의견·진실의 네 시선으로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3초 요약
  • 제프리 바와는 깊은 처마와 중정, 열린 복도를 이용해 열대의 비와 빛을 공간의 일부로 만들었다.
  • 루누강가에서 국회의사당과 칸달라마까지 그의 건축은 목적지보다 그곳에 이르는 동선과 풍경의 지연을 중시했다.
  • 그의 아름다움은 유지관리 노동, 환경 논쟁, 엘리트 의뢰라는 불편한 조건까지 함께 볼 때 더 정확해진다.
LunugangaPhoto by Kingsleyceylon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건축 여정_건축가와 함께한 곳

제프리 바와(Geoffrey Bawa, 1919–2003)는 스리랑카의 열대 근대주의 건축가입니다. 루누강가의 굽은 길에서 칸달라마의 바위 복도까지, 건물이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보다 사람이 비와 빛 사이에 머무는 방식을 읽는다.
여행 계획 — 지도 번호와 같은 순서다

빗물이 멈춘 자리는 실내인가 바깥인가

비가 막 그친 베란다 사진을 오래 들여다본 적이 있다. 바닥은 검게 젖어 있고, 처마 아래 놓인 의자는 비 한 방울 맞지 않은 듯 마른다. 제프리 바와의 건축을 볼 때 나는 건물보다 먼저 물이 어디까지 들어왔다가 물러났는지 본다.

그의 공간에서 실내와 바깥은 문짝 하나로 나뉘지 않는다. 지붕은 덮여 있지만 벽이 없고, 복도는 건물 안을 지나면서도 정원의 습기와 냄새를 받아들인다. 경계는 선이 아니라 폭을 가진다.

제프리 매닝 바와는 1919년 콜롬보에서 태어나 2003년 같은 도시에서 생을 마친 스리랑카 건축가다. 케임브리지와 런던에서 문학과 법률을 공부해 변호사 자격을 얻은 뒤, 뒤늦게 건축으로 방향을 틀어 1957년 런던 건축협회학교를 마쳤다. 서른여덟에 본격적인 건축가가 되었다.

Bentota Beach HotelPhoto by Paranikanth02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건축가가 되기 전에 왜 정원부터 샀을까

그는 1948년 벤토타 인근의 옛 고무·계피 농장을 사들였다. 훗날 루누강가라 불린 이 땅은 완공일을 찍을 수 있는 한 채의 집이라기보다, 반세기 가까이 고치고 덜어낸 개인적 실험장이었다. 계단 하나가 시선을 바꾸고, 나무 한 그루가 벽보다 더 단단하게 장면을 나눈다.

나는 아직 그 정원을 걷지 못했다. 사진과 평면을 따라가 보면 길은 곧장 목적지로 가지 않고, 언덕과 연못과 그늘을 빌려 잠시 돌아선다. 만약 그곳에 선다면 건물보다 먼저 발밑의 경사와 다음 장면이 늦게 열리는 시간을 느껴 보고 싶다. 다만 계단과 급경사, 고르지 않은 바닥이 이어지는 그 동선은 모든 몸에 같은 방식으로 열려 있지 않다.

루누강가에서 풍경은 창밖에 걸린 그림이 아니다. 사람이 몇 걸음 움직일 때마다 접혔다 펴지는 긴 병풍에 가깝다. 바와에게 정원은 건축의 배경이 아니라, 건물의 벽과 천장을 바깥으로 연장하는 재료였다.

제프리 바와의 처마는 지붕의 끝이 아니라 사람이 젖지 않고 망설일 수 있도록 늘인 시간이다.
Sri Lankan Parliament BuildingPhoto by Rehman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제프리 바와는 왜 복도를 목적지보다 오래 남겼나

바와의 건물은 입구에서 핵심 공간을 한 번에 보여 주지 않는다. 낮은 통로, 밝은 중정, 다시 어두운 계단을 거쳐 물이나 하늘이 뒤늦게 나타난다. 실내건축을 배울 때 동선은 방을 연결하는 선으로 그렸지만, 그의 동선은 밝기와 온도, 발소리까지 바꾸는 연속된 방에 가깝다.

콜롬보의 넘버 11에서는 여러 채의 작은 집과 골목이 오랜 개조를 거쳐 하나의 주거가 되었고, 벤토타 비치 호텔에서는 두꺼운 지붕 아래의 로비와 중정, 공예와 가구가 도착 장면을 만들었다. 문을 통과했다는 사실보다 몸이 서서히 느려지는 과정이 중요했다. 제프리 바와의 공간은 목적지보다 그 사이를 오래 기억하게 한다.

그를 ‘열대 근대주의’의 대표로 부르는 것은 유용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초기에는 울릭 플레스너와 함께 백색 입방체와 차양을 실험했고, 곧 몬순 기후에 맞는 경사지붕과 깊은 처마, 중정으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다만 바와 자신은 이론적 이름표를 즐겨 붙이지 않았고, 그의 작업을 지역주의 한 단어로 고정하는 해석도 조심해야 한다.

Kandalama HotelPhoto by Jerzy Strzelecki / CC BY 3.0 / Wikimedia Commons

큰 처마 하나면 열대의 집은 시원해질까

깊은 처마는 직사광선을 줄이고 폭우 때 개구부 앞에 마른 완충지대를 만든다. 경사진 기와지붕은 물을 빨리 흘려보내고, 마주 보는 개구부와 열린 중정은 바람이 빠져나갈 길을 만든다. 제프리 바와의 처마는 지붕의 끝이 아니라 사람이 젖지 않고 망설일 수 있도록 늘인 시간이다.

- 처마: 태양 고도와 비바람의 방향에 맞춰 벽과 창을 보호한다. - 베란다: 실내외 온도와 밝기의 급격한 변화를 완충한다. - 중정과 열린 복도: 자연환기와 이동을 겹치게 한다. - 기와·목재·백색 미장: 열과 습기를 다루지만 주기적인 청소와 보수가 필요하다.

그러나 열린 공간이 언제나 편한 것은 아니다. 습기, 벌레, 강풍을 동반한 비, 프라이버시와 냉방 요구가 커지면 원래의 개방성은 유리창과 에어컨, 방충망으로 덧대어질 수 있다. 홈통에 잎이 쌓이고 목재 접합부가 젖는 순간, 사진 속 푸른 건축은 관리자의 반복 노동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국회의사당과 호텔은 풍경을 누구에게 내어 주는가

1979년부터 1982년까지 지어진 스리랑카 신국회의사당에서 바와는 습지 계곡을 호수로 바꾸고, 수면 위에 여러 지붕의 파빌리온이 떠 있는 듯한 구성을 만들었다. 중앙 권력을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로 세우기보다 여러 채로 나눈 선택은 스리랑카의 지붕과 수경을 국가의 얼굴로 번역했다. 아름답지만, 국가 건축이 전통의 이미지를 누구의 목소리로 대표하는지는 따로 물어야 한다.

1990년대 초 설계된 칸달라마 호텔은 긴 객실동을 바위 비탈에 붙이고, 진입부에서 저수지와 시기리야 방향의 전망을 늦게 드러낸다. 사진으로 보면 콘크리트 선은 덩굴과 그림자 뒤로 밀려나고, 기존 바위는 로비와 통로 안으로 들어온다. 건물이 풍경을 차지하기보다 풍경이 건물을 천천히 덮는 장면이다.

하지만 칸달라마의 건설은 집수 지역과 환경 훼손을 우려한 반대에 부딪혔고, 완성 뒤의 녹화와 수처리 성과만으로 초기 논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바와의 주요 의뢰 가운데 상당수가 호텔, 국가기관, 부유한 고객의 주택이었다는 점도 그의 건축을 보편적 해답으로 부르기 어렵게 한다.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열대의 지혜와 소수만 머무는 고급 공간 사이에는 분명한 간격이 있다.

결론: 제프리 바와가 문턱에 남겨 둔 시간

제프리 바와는 근대건축을 스리랑카의 기후와 지형, 기와지붕과 중정, 공예의 손맛 속에서 다시 조립했다. 그는 자연을 없앤 뒤 조경으로 되돌려 놓기보다, 비와 나무와 바위를 설계의 처음부터 받아들였다. 그 점은 지금도 선명하다.

동시에 그의 건축을 푸른 덩굴과 수면의 아름다움만으로 찬양해서는 안 된다. 개방성은 유지관리 노동을 요구하고, 루누강가의 느린 동선도 모든 몸에 동등하지 않으며, 풍경과 결합한 고급 호텔은 사회적 접근성의 문제를 남긴다. 국가 건축의 지역성 또한 정치적 상징과 얽힌다. 좋은 장면은 질문을 면제받지 않는다.

나는 도면을 볼 때 아직도 벽의 위치와 피난 동선, 마감의 내구성을 먼저 확인한다. 바와를 읽고 나면 그다음에 한 가지를 더 보게 된다. 사람이 문을 열기 전에도 이미 바깥의 빛과 비를 느낄 수 있도록, 이 건물은 문턱 앞에 얼마나 넉넉한 시간을 남겨 두었는가.

쉬어가는 퀴즈

제프리 바와의 공간 구성에서 반복되는 방식은 무엇인가

  • 가. 입구에서 목적지와 전경을 한꺼번에 보여 준다
  • 나. 통로와 중정을 지나며 풍경을 늦게 드러낸다
  • 다. 모든 외부 공간을 유리 커튼월로 차단한다
정답 확인

정답: 나. 바와는 밝기와 온도가 다른 동선을 거치며 물과 정원, 전망이 서서히 나타나게 했다.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

제프리 바와 열대 근대주의 건축의 특징은 무엇인가?

깊은 처마, 경사지붕, 베란다, 중정과 열린 복도를 이용해 햇빛과 비, 바람을 조절한 점이 핵심이다. 다만 바와는 자신의 작업을 하나의 이론적 명칭으로 고정하는 데 소극적이었으므로 열대 근대주의는 그의 전 작업을 설명하는 유용한 분류이지 완전한 정의는 아니다.

제프리 바와의 루누강가 정원은 언제 시작되었고 왜 중요한가?

바와는 1948년 벤토타 인근의 옛 고무·계피 농장을 매입한 뒤 수십 년 동안 루누강가를 계속 바꾸었다. 건물과 정원을 따로 설계하지 않고 길, 경사, 수면, 나무와 조망을 하나의 공간 경험으로 엮은 그의 장기 실험장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제프리 바와가 설계한 스리랑카 국회의사당의 특징은 무엇인가?

1979년부터 1982년까지 조성된 신국회의사당은 호수 위에 여러 지붕의 파빌리온이 떠 있는 듯 배치되었다. 거대한 단일 기념비 대신 분절된 건물군과 수경을 사용해 국가기관의 규모와 스리랑카 건축 이미지를 함께 표현했다.

헤리턴스 칸달라마 호텔은 왜 친환경 건축으로 평가받고 비판받는가?

바위 지형을 동선과 구조에 끌어들이고 긴 건물을 비탈에 붙였으며, 자연환기와 녹화, 수처리 체계를 고려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반면 건설 당시 집수 지역과 주변 환경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반대가 있었고, 덩굴과 열린 공간을 유지하는 데 상당한 관리 노동이 든다는 비판도 함께 보아야 한다.

스리랑카 제프리 바와 건축 여행에서 볼 대표작은 무엇인가?

벤토타의 루누강가와 벤토타 비치 호텔, 콜롬보의 넘버 11, 내륙의 칸달라마 호텔이 서로 다른 규모의 공간 경험을 보여 준다. 국회의사당은 공공 접근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외부 조망과 방문 조건을 사전에 확인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참고문헌

  1. David Robson, Geoffrey Bawa: The Complete Works, Thames & Hudson, 2002
  2. Geoffrey Bawa, Christoph Bon, Dominic Sansoni, Lunuganga, Times Editions, 1990
  3. David Robson, Dominic Sansoni, Bawa: The Sri Lanka Gardens, Thames & Hudson, 2009
  4. Shanti Jayewardene-Pillai, Geoffrey Manning Bawa: Decolonizing Architecture, The National Trust Sri Lanka, 2017
  5. Ceridwen Owen, Architecture Between the Culture-Nature Dualism: A Case Study of Geoffrey Bawa’s Kandalama Hotel, Archnet-IJAR, 2008
  6. Robin Jones, Memory, Modernity and History: The Landscapes of Geoffrey Bawa in Sri Lanka, 1948–1998, Contemporary South Asia, 2011
  7. Martino Stierli, Anoma Pieris, Sean Anderson 편, The Project of Independence: Architectures of Decolonization in South Asia, 1947–1985, The Museum of Modern Art,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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