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짓는 건축가?2026. 7. 17.by aclstoryji

하중의 방향, 재료의 양, 거푸집의 비용, 숙련공의 손, 공사 기간을 하나의 설계 조건으로 묶었던 건축가 "피에르 루이지 네르비"

찬양 · 비판 · 의견 · 진실의 네 시선으로 다시 읽는 건축가 에세이

피에르 루이지 네르비, 하중이 지나간 자리에 공간을 세우다

그의 콘크리트는 형태를 덧붙인 조각이 아니라 힘과 공정, 비용이 한자리에서 합의한 결과였다.

피에르 루이지 네르비(Pier Luigi Nervi, 1891–1979)는 이탈리아을(를) 대표하는 구조 공학 건축가입니다. 이 글에서는 피에르 루이지 네르비의 생애와 대표작, 건축 철학을 찬양·비판·의견·진실의 네 시선으로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Palazzetto dello SportPhoto by Threecharlie / CC BY-SA 3.0 / Wikimedia Commons
피에르 루이지 네르비(Pier Luigi Nervi, 1891–1979)는 이탈리아의 구조 공학 건축가입니다. 그의 콘크리트는 형태를 덧붙인 조각이 아니라 힘과 공정, 비용이 한자리에서 합의한 결과였다. 야간 점검이 끝난 발전소 건물에는 낮과 다른 정적이 남는다. 설비의…

점검등이 꺼진 뒤에 보이는 것

야간 점검이 끝난 발전소 건물에는 낮과 다른 정적이 남는다. 설비의 회전음이 잦아들고 작업등 몇 개만 켜져 있으면, 평소에는 배관과 케이블에 가려졌던 보의 깊이와 기둥의 간격이 또렷해진다. 그때 나는 구조가 건물의 뼈라는 익숙한 표현보다, 건물이 매일 쓰는 동사에 가깝다고 느낀다. 버티고, 건너고, 나누고, 때로는 흔들림을 받아낸다. 피에르 루이지 네르비의 건축을 볼 때도 내 눈은 외관보다 그 동사들을 먼저 좇는다.

나는 아직 로마의 팔라체토 델로 스포르트나 토리노의 팔라초 델 라보로 앞에 서보지 못했다. 항공권과 숙박비를 계산하다가 여행 계획을 접은 적은 여러 번 있다. 그래서 사진과 도면을 오래 들여다본다. 지붕 안쪽을 따라 퍼지는 리브, 기둥 머리에서 갈라지는 힘의 방향, 채광 틈으로 내려오는 가느다란 빛을 보고 있으면 콘크리트가 무거운 재료라는 사실이 잠시 낯설어진다. 네르비의 구조는 무게를 없애지 않는다. 무게가 어디로 가는지를 보여준다.

Stadio FlaminioPhoto by Blackcat / CC BY-SA 3.0 / Wikimedia Commons

계산실과 공사 현장 사이의 짧은 거리

피에르 루이지 네르비는 1891년 이탈리아 북부 손드리오에서 태어나 1913년 볼로냐에서 토목공학을 공부하고 졸업했다. 그는 설계만 맡고 현장을 떠나는 기술자가 아니었다. 1920년 네르비 에 네비오시를 세웠고, 1932년부터는 네르비 에 바르톨리라는 건설회사를 운영하며 설계자와 시공자의 역할을 함께 수행했다. 구조 계산, 거푸집 제작, 인력 배치, 공사비가 한 사람의 시야 안에서 연결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가 말한 구조적 합리성은 계산식만으로 형태를 결정한다는 뜻과는 거리가 있었다. 네르비는 하중에 저항하기 좋은 형태를 찾고, 필요할 때는 축소 모형 시험으로 직관을 검증했다. 발전소 현장에서도 계산서에 적힌 허용값과 실제 시공 상태 사이에는 늘 거리가 생긴다. 철근이 도면대로 놓였는지, 타설 이음이 어디에 생겼는지, 작업자가 손을 넣을 공간이 있는지가 성능을 바꾼다. 네르비의 강점은 구조를 종이 위의 해답이 아니라 공사 과정 전체의 문제로 보았다는 데 있었다.

Palazzo del LavoroPhoto by Paolo Monti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피에르 루이지 네르비가 얇음을 만드는 방식

네르비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재료가 페로시멘트다. 작은 지름의 철망을 여러 겹 배치하고 시멘트 모르타르로 감싸 얇은 부재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를 네르비가 아무런 선례 없이 처음 발명했다고 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그의 성취는 기존 철망 모르타르 계열 기술을 건축용 조립 부재와 거푸집 체계로 발전시키고, 반복 생산과 현장 조립이 가능한 이른바 네르비 시스템으로 조직한 데 있다.

1956년부터 1957년까지 건설된 로마의 팔라체토 델로 스포르트는 그 방법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사례다. 건축가 안니발레 비텔로치가 전체 계획을 맡고 네르비가 지붕 구조와 시공을 담당한 공동 작업이었다. 지름 약 60미터의 원형 돔은 잘게 나눈 페로시멘트 부재를 현장에서 제작해 가벼운 지지틀 위에 조립하고, 부재 사이 홈에 철근과 콘크리트를 더해 하나의 구조로 묶었다. 안쪽의 촘촘한 선은 표면에 새긴 무늬가 아니다. 리브 하나하나가 압축력이 남긴 지문처럼 보인다.

Stadio Artemio FranchiPhoto by Angelo.romano / CC BY-SA 3.0 / Wikimedia Commons

관객의 몸까지 계산한 경기장

피렌체의 스타디오 아르테미오 프란키에서 네르비는 이미 1930년대 초 구조가 동선과 표정을 동시에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약 22.5미터를 뻗은 철근콘크리트 차양은 앞쪽 기둥 없이 관람석을 덮었고, 나선형 계단은 사람을 위층으로 올려 보내는 통로인 동시에 하중을 전달하는 입체 골조가 됐다. 계단을 오르는 사람은 구조를 감상하려고 멈추지 않아도 된다. 몸이 곡선을 따라 움직이는 동안 이미 구조를 경험한다.

1957년부터 1958년까지 아들 안토니오 네르비와 설계하고 1959년 문을 연 스타디오 플라미니오에서는 재료와 공법이 역할에 따라 더 세밀하게 나뉜다. 큰 골조는 현장타설 콘크리트로 만들고, 관람석은 프리캐스트 부재로 반복 생산했으며, 차양에는 현장에서 성형한 물결 모양 페로시멘트 판을 사용했다. 관객은 구조공학의 구경꾼이 아니라 그 구조가 받아야 할 활하중이면서, 계단과 복도와 출구를 사용하는 사람이다. 좋은 경기장은 많은 사람을 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흩어지게 해야 한다.

빠른 공사의 빛과 긴 유지관리의 그림자

1961년 이탈리아 통일 100주년 박람회를 위해 세워진 토리노의 팔라초 델 라보로는 네르비의 공정 조직 능력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피에르 루이지와 안토니오 네르비, 철골 기술자 지노 코브레가 참여한 계획은 거대한 지붕을 한 덩어리로 만들지 않고, 한 변이 약 40미터인 우산 모양 구조 열여섯 개로 나눴다. 모듈 사이에는 길게 채광 띠를 두었다. 발전소의 설비 계통을 기능별로 분리하듯, 지붕을 독립 단위로 나누자 기초와 기둥, 철골 지붕 작업을 병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빠르고 경제적인 구축이 곧 쉬운 유지관리를 뜻하지는 않는다. 얇은 부재와 반복 리브는 균열이나 누수, 철근 부식이 발생했을 때 원인을 추적하고 원형을 보존하며 보수하기가 까다롭다. 스타디오 플라미니오가 오랫동안 방치와 노후화 문제를 겪었다는 사실은 구조적 명성이 건물의 수명을 자동으로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후기 작품에서는 구조가 필요를 설명하는 수준을 넘어 이미 알려진 네르비식 형태를 스스로 과시하는 듯한 순간도 보인다. 나는 그 지점에서 감탄을 조금 거둔다. 구조의 진실성도 반복되면 하나의 문법이 되고, 문법은 때때로 습관이 된다.

결론 — 보이지 않는 일을 보이게 하는 건축

피에르 루이지 네르비가 남긴 핵심은 콘크리트를 아름답게 다루었다는 평가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는 하중의 방향, 재료의 양, 거푸집의 비용, 숙련공의 손, 공사 기간을 하나의 설계 조건으로 묶었다. 그 결과 리브와 기둥, 쉘은 장식 없이도 강한 표정을 얻었다. 다만 팔라체토 델로 스포르트는 비텔로치와, 플라미니오 경기장은 안토니오와 함께 만든 작업이었다. 국제 프로젝트에서도 여러 건축가와 기술자가 참여했다. 그의 명성을 존중하는 일과 공동 작업의 몫을 정확히 밝히는 일은 서로 충돌하지 않는다.

발전소에서 구조물은 대개 자신의 일을 조용히 수행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하루가 좋은 하루다. 그래서 버티는 능력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네르비는 그 보이지 않는 일을 리브의 간격과 기둥의 벌어짐, 얇은 천장의 굴곡으로 드러냈다. 다음번 현장 순찰에서 나는 다시 천장을 올려다볼 것이다. 그리고 묻게 될 것 같다. 지금 내 머리 위의 구조는 단지 버티고 있는가, 아니면 자신이 왜 이 모양이어야 하는지까지 말하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

피에르 루이지 네르비는 건축가인가 구조공학자인가?

피에르 루이지 네르비는 토목공학 교육을 받은 이탈리아의 구조공학자이자 설계자, 건설사업가였다. 단독으로 전체 건축을 설계한 경우도 있지만, 여러 작품에서는 건축가와 협업하며 구조설계와 시공 체계를 주도했다.

피에르 루이지 네르비의 페로시멘트 공법은 무엇인가?

페로시멘트는 촘촘한 철망을 여러 겹 배치하고 시멘트 모르타르로 감싸 얇은 판이나 곡면 부재를 만드는 방식이다. 네르비는 이 재료를 프리패브 부재와 영구 거푸집에 활용해 복잡한 지붕을 경제적으로 제작하고 조립하는 시스템으로 발전시켰다.

팔라체토 델로 스포르트는 피에르 루이지 네르비의 단독 작품인가?

단독 작품이 아니다. 전체 건축계획은 안니발레 비텔로치가 맡았고, 네르비는 돔 구조의 설계와 페로시멘트 프리패브 공법, 시공을 담당했다. 따라서 두 사람의 공동 작업으로 설명하는 것이 정확하다.

피에르 루이지 네르비의 대표 경기장 건축은 무엇인가?

피렌체의 스타디오 아르테미오 프란키와 로마의 스타디오 플라미니오가 대표적이다. 프란키 경기장은 캔틸레버 차양과 나선형 계단으로 알려졌고, 플라미니오 경기장은 아들 안토니오와 함께 설계해 1960년 로마 올림픽 시설로 사용됐다.

피에르 루이지 네르비의 건축이 오늘날에도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네르비는 구조 계산뿐 아니라 재료 절감, 부재 제작, 현장 조립, 공사 기간을 설계의 일부로 다뤘다. 동시에 그의 작품은 얇은 콘크리트와 특수 부재를 어떻게 보존하고 현대 기준에 맞게 재사용할 것인지라는 현대건축 유산의 과제도 남긴다.

참고문헌

  1. Pier Luigi Nervi, Aesthetics and Technology in Building, Harvard University Press, 1965
  2. Pier Luigi Nervi, Structures, F. W. Dodge Corporation, 1956
  3. Ada Louise Huxtable, Pier Luigi Nervi, George Braziller, 1960
  4. Carlo Olmo and Cristiana Chiorino, eds., Pier Luigi Nervi: Architecture as Challenge, Silvana Editoriale, 2010
  5. Micaela Antonucci, Through History and Technique: Pier Luigi Nervi on Architectural Resilience, Architectural Histories, 2019
  6. Laboratorio Pier Luigi Nervi, Biographical Profile and Project Archive, Politecnico di Milano

#피에르루이지네르비 #PierLuigiNervi #이탈리아 #구조공학 #팔라체토델로스포르트 #스타디오플라미니오 #팔라초델라보로 #건축 #건축가 #건축에세이 #건축이야기 #건축여행 #건축디자인